KIA 타이거즈가 까다로운 수도권 구단들과 12연전을 치르는 고비를 맞이했다. 전반기 막판에 도달한 가운데 가을야구 데드라인인 5위권 경쟁으로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까. KIA는 손가락 물집으로 복귀가 또 연기된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 대신 좌완 영건 이의리를 4일 휴식 뒤 등판으로 당겨 쓰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KIA는 최근 10경기에서 4승 1무 5패를 기록하면서 리그 8위(29승 1무 34패)까지 추락했다. 그나마 4위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차가 2.5경기에 불과하단 점은 긍정적이다. 곧 반등할 경우 곧바로 가을야구 진출권으로 올라설 여지가 있는 까닭이다.
KIA는 최근 외야수 나성범과 내야수 김도영의 복귀 야수진 전력을 단번에 끌어 올렸다. 향후 ‘캡틴’ 김선빈이 복귀한다면 내·외야 뎁스 모두 뺄 선수가 보이지 않을 만큼 탄탄해진다.사실 최근 KIA의 아킬레스건은 야수보다는 투수, 특히 선발진이다.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가 사실상 퇴출을 앞둔 분위기인 가운데 외국인 선발진이 자리를 못 잡으면서 토종 선발진과 불펜진에 과부하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KIA는 올 시즌 팀 선발진 이닝 소화 리그 9위(327.1이닝), 팀 선발진 퀄리티 스타트 리그 8위(21차례)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 투수진이 이닝 이터 역할을 제대로 못 해준 데다 양현종을 제외한 이의리와 윤영철에게도 최소 6이닝을 계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선발진 이닝 소화 숫자가 적은 만큼 자연스럽게 불펜진 과부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퓨처스팀을 다녀온 뒤 조금씩 투구 내용이 개선된 앤더슨의 손가락 물집 부상도 변수다. 앤더슨은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자기 페이스를 되찾는 흐름이었다. 원래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앤더슨은 6월 25일 광주 KT WIZ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KIA는 앤더슨의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25일 선발 투수를 대체 선발 김유신으로 예고했다. KIA는 25일 대체 선발 투입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한숨을 돌렸다.앤더슨은 2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6일 공식 발표된 27일 선발 투수 예고에서도 앤더슨의 이름은 없었다. KIA는 27일 선발 투수로 이의리를 예고했다.
앤더슨은 물집 부상 여파로 복귀를 또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KIA 관계자는 26일 “앤더슨 선수가 물집 문제로 27일 등판도 무산됐다. 오늘(26일) 불펜 투구를 해본 뒤 상태를 점검해 선발 등판 날짜를 정할 예정이다. 상태가 괜찮다는 가정 아래 빠르면 28일 선발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KIA가 앤더슨 대신 선택한 카드는 대체 선발이 아닌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104구 4피안타 6탈삼진 4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이의리는 4일 휴식 뒤 앤더신을 대신해 27일 선발 등판 마운드에 오른다.
만약 이번 주 2회 등판까지 소화할 경우 3연속 4일 휴식 등판이 이뤄진다. 이의리는 올 시즌 팀 내에서 최다 선발 등판 숫자(14차례)를 기록 중이다. 이의리에게 막중한 책임감이 부여되는 셈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장마 예보다. 이번 주중 전국적인 장마 예보가 내려졌다. KIA 벤치 관점에선 주중 시리즈에서 1~2경기 정도 우천 취소가 이뤄진다면 선발진 운영에 있어 한숨을 돌릴 수 있다. 3연속 4일 휴식 등판이 가능한 이의리에게 주어질 부담감도 줄어들 수 있다. 과연 KIA의 바람대로 선발진 운영이 이뤄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