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상황에 화를 참지 못했고 수비를 펼치던 선수단까지 불러들였다. 자칫 몰수패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선수단이 다시 그라운드에 들어서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강철(57) KT 위즈 감독의 이 행동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KBO는 27일 "경기 도중 심판의 퇴장 조치 후 선수단을 향해 그라운드에서 철수를 지시한 KT 이강철 감독에게 오늘(27일)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같은 상황이 재연출되면 엄중한 처벌을 예고하기도 했다.KBO 이강철 감독에 경고, 재발하면 엄중 처벌
지난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서 6회말을 앞두고 비디오판독과 관련된 상황이다. 당시 이 감독은 항의하다가 퇴장 조치를 받았는데 이후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단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KT가 1-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6회초 2사 1,2루에서 안치영이 우전 안타를 날렸다. 나성범의 홈송구에 2루 주자였던 문상철이 홈에서 태그 아웃됐다. 당초 판정은 세이프였으나 KIA 측의 요청으로 비디오판독을 거쳤고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강철 감독이 심판진에게 향했다. 비디오판독에 대한 항의는 즉각 퇴장이다. 물론 그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 홈 충돌 방지 규정 위반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여기까진 심판진으로서도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퇴장이었다. KBO '리그 규정' 1.④항은 '감독이 어필 도중 또는 종료 후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일부 또는 전부 철수하는 경우 원활한 경기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로 감독을 즉시 퇴장 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감독의 퇴장은 선수단 철수 지시가 아닌 다른 부분 때문이었다. KBO는 "24일 경기에서 이 감독은 위 조항 적용에 앞서 비디오판독 항의로 이미 심판에 의해 퇴장 조치된 후, 선수단에게 철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심판진은 앞서 비디오판독에서 주자 충돌 방지 부분까지 포함해 확인을 했다고 밝혔고 이 감독의 비디오판독 재요청을 비디오판독에 대한 항의로 받아들여 퇴장을 명령했다. 그러자 이 감독이 결국 선수단을 불러들이는 행동까지 한 것이다.이강철 감독 "퇴장당하고 싶지 않았다, (퇴장 상황) 인정한다"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화가 나서 나온 말이었다. (퇴장) 사유가 되더라. 그건 인정을 해야 한다"면서도 "정말 퇴장 당하고 싶지 않았다. 진짜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룰이 제대로 적용된 게 맞더라"고 인정했다.
퇴장 장면에 대한 설명이다. 비디오판독을 재요청한 한마디가 퇴장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 수긍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KBO가 더 주목한 부분은 '철수 지시'였다. KBO는 "이번 사례와 같이 향후 원활한 경기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가 재발할 경우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30승 35패 2무로 7위에 올라 있는 KT는 이날 9위 한화(27승 37패 4무)와 격돌한다. KT는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한화는 4연승을 달리며 중상위권 도약을 위해 기세를 높이고 있다. KT는 우완 잠수함 고영표, 한화는 우완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를 선발로 내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