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일본 국가대표 주장이자 핵심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로 이적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열도가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17일 "엔도가 리버풀로 이적한다. 세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의 후계자다. 앵커맨이 부족한 리버풀의 중원을 강화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리버풀이 엔도를 영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닛칸스포츠는 "지난 시즌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우승 후보로 불렸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5위에 그쳤다. 그 요인으로 꼽힌 것 중 하나가 바로 얇은 중원 자원이었다"라면서 "주장인 조던 헨더슨이 베테랑 역할을 잘 했지만 기술적인 티아고 알칸타라는 부상 때문에 18경기 출전에 그쳤다. 스페인 유망주 바이체티치나 하비 앨리엇은 각각 18세, 20세로 경험이 부족했다"고 리버풀의 중원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헨더슨과 파비뉴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보내고, 제임스 밀너,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나비 케이타를 FA로 내보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닛칸스포츠는 "리버풀은 브라이턴에서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라이프치히에서 도미닉 소보슬러이를 영입했으나 최근 로미오 라비아,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에 실패했기 때문에 중원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위르겐 클롭 감독의 구상이 무너진 건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의 이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엔도는 대인 마크에 강하고 볼 탈취 능력도 돋보인다. 이런 엔도가 리버풀에 간다면 파비뉴가 빠진 구멍을 메울 수 있다. 그것 뿐만 아니라 소보슬러이, 맥앨리스터의 공격력이 더욱 살아날 수 있다. 이게 바로 클롭 감독이 그리는 구상이다"라고 엔도가 리버풀 중원에 퍼즐처럼 딱 들어맞을 거라고 기대했다.
또한 "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상위권에 랭크했다"며 "엔도의 리버풀 이적 기사는 네이마르와 리오넬 메시, 잉글랜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 등 유명 선수와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등 자국 스타가 차지하는 란으로 일본 선수가 실리는 것은 드물다"고 한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목했다.
"중원 보강을 목표로 한 리버풀이 일본 대표 미드필더 엔도 영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공식전 130경기 이상, 일본 대표로 50경기에 출전했으며 양 팀 주장을 맡고 있는 엔도가 프리미어리그 굴지의 강팀에 입단하게 될까"라고 전한 골닷컴 재팬의 기사에는 들뜬 일본 팬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야후 재팬에 댓글란에 팬들은 "리버풀의 패닉 바이일 수 있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일 거다. 분데스리가 톱 클래스 수비형 미드필더라면 꼭 가고 싶을 것", "좋은 이적이라고 생각한다. 독일 생활도 길었기 때문에 클롭 감독과 소통도 문제 없을 거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더 많은 일본 선수를 보고 싶다", "하위팀만 전전하던 엔도가 지금이야말로 진짜 실력을 최고의 무대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흥분했다.
"엔도 와타루가 리버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다"고 보도한 스포니티 아넥스의 기사 내용에는 "30세에 빅클럽에서 러브콜이 온다는 것은 엔도의 굉장한 능력을 증명하는 것", "일본 축구의 평가도 바뀌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브라이턴의 미토마 가오루와 일본인 대결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카이세도보다 엔도 영입이 정답이었다고 현지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엔도의 활약을 기대했다.
2019년 벨기에 리그 신트트라위던에서 임대로 슈투트가르트에 합류한 엔도는 2020년 완전 이적해 지금까지 슈투트가르트에서 뛰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어난 능력을 자랑하며 키 178cm의 단신이지만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일본 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슈투트가르트에서도 주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총 40경기에 출전해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중원 핵심으로 활약했으며, 지난 12일 시즌 첫 경기였던 DFB-포칼 1라운드 경기에서 골맛을 보는 등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버풀의 러브콜이 나왔다. 디애슬레틱은 17일 "리버풀은 슈투트가르트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 영입에 근접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엔도와 재계약을 원했으나 리버풀은 1620만 파운드(약 276억원)에 영입을 완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또한 개인 SNS를 통해 "리버풀은 엔도를 영입하기 위해 공식 제안서를 제출했다. 슈투트가르트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엔도 또한 선수 경력의 가장 큰 기회라고 생각해 이적을 원한다"고 전하면서 리버풀이 엔도 영입에 가까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혀졌다.
리버풀은 지난 6월 "브라이턴과 맥앨리스터 영입에 합의했다. 선수는 리버풀의 여름 이적시장 첫 영입 선수가 되기 위한 개인 조건에 동의했다"라고 맥앨리스터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 언론에 따르면 5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는 3500만 파운드(약 570억원)로 추산됐다. 등번호는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이었다.
맥앨리스터는 리버풀에 합류한 소감에 대해 "기분이 정말 좋다. 내 꿈이 이루어졌고, 이 곳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빨리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며 "프리시즌 첫 날부터 합류하고 싶었는데 모든 것이 잘 돼서 좋다. 동료들과의 만남도 고대하고 있다"라며 리버풀 합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맥앨리스터를 영입한 리버풀은 헝가리 특급 미드필더 소보슬러이까지 품었다. 지난 7월 리버풀에 입단한 소보슬러이는 구단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가 달았던 8번을 배정 받았다.
소보슬러이는 "리버풀로부터 계약을 제의받았을 때 난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너무 일찍 행복해지고 싶지 않았기에 침착함을 유지했다"면서 "특별한 이유는 아니지만 8번은 대단한 숫자다. 많은 훌륭한 선수들이 이 번호를 달고 뛰었다. 난 제라드의 문신도 새겼다. 이게 8번을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대표 미드필더를 품은 리버풀은 파비뉴를 대신할 6번 미드필더를 찾기 시작했다. 카이세도와 라비아가 타깃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카이세도는 리버풀이 아닌 첼시를 택했다. 지난 15일 첼시 이적을 확정지은 카이세도는 "첼시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 이 클럽에 오개 돼 매우 흥분되며 첼시가 내게 전화를 걸었을 때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라며 애초에 첼시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카이세도를 놓친 리버풀은 라비아로 눈을 돌렸다. 당초 라비아 영입에 가장 가까워 보였던 팀은 리버풀이었다. 지난 시즌 라비아가 보여준 활약상을 인상 깊게 본 리버풀은 마침 주전 미드필더 2명이 중동으로 떠나자 사우샘프턴에 영입 제의를 전달했다.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버풀은 사우샘프턴에 첫 번째 제안으로 이적료 3700만 파운드(약 613억원)를 제시했다.
다만 리버풀의 1차 제안은 사우샘프턴이 만족할 수준이 되지 못했다. 사우샘프턴은 최소 5000만 파운드(약 829억원)를 요구하면서 퇴짜를 놓았다. 이후 라비아가 리버풀로 향하기 위해 친선 경기에 제대로 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만큼 리버풀 이적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라비아는 첼시의 관심을 받으며 곧바로 태도를 바꿨다. 디애슬레틱은 "라비아는 첼시로 이적하기로 결정했다. 두 구단은 관계가 좋기에 합의에 문제가 없다. 5000만 파운드(약 851억원)의 이적료와 추가 보너스가 포함된 금액으로 라비아의 이적을 확정할 것이라 예상된다"라며 첼시가 라비아 이적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첼시는 리버풀과 라비아를 두고 경쟁했지만, 라비아의 선택은 첼시였다. 라비아는 카이세도와 함께 첼시에 합류할 것이다"라며 라비아가 개인 합의 과정에서 첼시를 택하며 리버풀이 라비아를 놓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이세도와 라비아를 놓친 리버풀이 급하게 엔도에게 접근한 것이다. 일본 언론과 팬들의 기대처럼 파비뉴의 완벽한 대체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