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새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다.
태너는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지명돼 프로에 입성한 태너는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좌완투수다. 빅리그 통산 3경기에서 승, 패없이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59경기(선발 131경기)에 나서 44승 51패 평균자책점 4.18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NC에 오기 전까지는 뉴욕 양키즈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19경기(선발 19경기)에 출장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5.64를 작성했다.올 시즌 에릭 페디, 테일러 와이드너로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성한 NC는 와이드너가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자 최근 그를 방출하고 태너와 손을 잡았다. 참고로 와이드너는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으며 곧바로 한국 무대 재취업에 성공했다.
경기 전 만난 강인권 NC 감독은 태너에 관해 “불펜피칭 하는 것을 봤다. 100%의 힘으로 투구를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영상으로 확인했던 것과 매우 흡사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구종에 안정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닝을 길게 가줬으면 좋겠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의 선전을 바랐다.
이처럼 많은 기대 속에 등번호 9번을 달고 이날 한국무대 데뷔전을 가진 태너.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문현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닉 윌리엄스는 1루수 병살타로 이끌었으나, 후속타자 노시환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채은성을 3루수 땅볼로 묶으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초 들어 태너는 안정을 찾았다. 김태연에게 우전 안타를 헌납했지만, 이진영(중견수 플라이)과 최재훈(3루수 땅볼), 김인환(삼진)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3회초에는 이도윤과 문현빈을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낸 뒤 윌리엄스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국무대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4회초에도 안정감은 계속됐다. 노시환(낫아웃)과 채은성(우익수 플라이), 김태연(3루수 땅볼)을 차례로 잠재웠다. 5회초 역시 이진영(유격수 직선타), 최재훈(우익수 플라이), 김인환(중견수 플라이)에게 아웃카운트를 뽑아냈다.
그러나 6회초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이도윤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문현빈의 희생번트로 상황은 1사 2루가 됐고, 여기에서 태너는 윌리엄스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노시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막은 그는 채은성에게 중전 안타를 헌납했으나, 김태연을 유격수 직선타로 묶으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6이닝 6피안타 2피홈런 4탈삼진 3실점. 총 86개의 볼을 뿌린 가운데 최고구속 144km까지 측정된 패스트볼(34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슬라이더(29구)와 체인지업(18구), 커브(5구)를 곁들였다.
이처럼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태너. 단 팀이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공을 후속투수 김시훈에게 넘겨줬기 때문에 NC가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이대로 패할 시 그는 KBO리그 첫 패전을 떠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