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최근 몇 년간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는 바르셀로나의 영입 장부가 드러났다. 재정 문제로 이적료 분할 납부 방식을 택한 바르셀로나는 1년 안에 8,942만 유로(약 1,276억 원)를 지출해야 한다.
스페인 매체 ‘ARA’는 10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가 최근 계약한 선수들에 관해 단기적으로 8,942만 유로를 빚지고 있다. 범위를 넓히면 12개월이 지난 후 1억 1,800만 유로(약 1,684억 원)를 추가 지출해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글로벌 회계법인 ‘그랜트 쏘튼’으로부터 입수한 바르셀로나 이적 장부를 공개했다. 여기엔 페란 토레스(23)를 비롯해 프렝키 데 용(26),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5), 하피냐(26), 쥘 쿤데(24) 등 굵직한 영입생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들 이름 옆엔 바르셀로나가 1년 안에 지출해야 하는 이적료와 장기적으로 내야 할 이적료가 공개됐다.
가장 주목된 부분은 하피냐의 이적료다. 바르셀로나는 1년 안에 리즈 유나이티드에 2,417만 유로(약 345억 원)를 제공해야 하며, 장기적으론 3,838만 유로(약 547억 원)를 넘겨야 한다. 바르셀로나가 2022년 여름 하피냐를 영입할 당시 6,000만 유로(약 856억 원)를 지출했는데, 재정난으로 인해 분할 납부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또한 데 용을 아약스에서 영입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출하지 않은 이적료가 존재했다. 바르셀로나는 아약스에 1,598만 유로(약 228억 원)를 내야지만 데 용 이적 사가를 끝낼 수 있다. 이 밖에도 세비야,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각지의 팀들에 이적료를 내보내야 한다.
바르셀로나에 다행하게도 선수 판매로 받을 이적료가 남아있다. 앙투안 그리즈만(32·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34·마르세유), 트린캉(23·스포르팅 CP) 등 잉여 자원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다만 모든 금액을 합쳐도 8,900만 유로(약 1,265억 원)에 불과해 빠져나갈 돈을 메우진 못한다.
바르셀로나는 2020년대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실패 등 악재가 겹쳐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과거 필리페 쿠티뉴(31·알두하일), 우스만 뎀벨레(26·파리 생제르맹), 그리즈만 등 대형 영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 역시 구단에 큰 타격을 입혔다.
결국 2021년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구단 최고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와 작별했다.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바르셀로나 이사진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차비 에르난데스(43·스페인) 감독이 UCL 무대와 프리메라리가(라리가)를 제패하길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