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의 추신수(41·사진)가 2024년을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는다. 다음 시즌 그는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단 주장으로 팀과 팬을 위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SSG 구단은 14일 “추신수 선수가 2024시즌 종료 후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KBO리그 최고령인 추신수는 2024년 은퇴 시즌을 보내고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1년 미국으로 넘어가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딘 끝에 2005년 시애틀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로 팀을 옮겨 2020년까지 16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추신수는 빅리그 통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의 성적을 남겨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21년 KBO리그에서 SSG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첫해 타율 0.265, 21홈런, 25도루, OPS 0.860을 기록하며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선보인 추신수는 이듬해 개인 성적은 조금 떨어졌을지언정 선수단의 ‘구심점’이 되어 팀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23시즌에도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날리는 등 아직 건재함을 확인했지만, 기량과 체력 모두 내리막에 접어든 것을 느낀 추신수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현역 연장과 은퇴 여부 등을 놓고 진지한 고민을 이어왔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에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구단도 이숭용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나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 시점과 함께 최저연봉(3000만원)을 받겠다는 의사도 구단에 전달했다. 샐러리캡 여유가 부족한 구단을 배려한 결정인데, 추신수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16억7000만원의 연봉을 자진 삭감한 만큼 SSG는 샐러리캡, 선수 연봉,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등에서 재정 운영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아마야구 발전과 취약계층 지원 등에 이미 24억원 이상을 기부한 추신수는 다음 시즌 받게 될 3000만원마저 기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감독으로부터 주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추신수는 이를 받아들여 은퇴 시즌 베테랑으로서 마지막 책임을 다할 예정이다.
추신수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