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키움 A 코치가 한 말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키움은 국가대표 내야수 김혜성을 비롯해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최주환, 다년계약을 맺은 베테랑 이원석, 공수 무난한 송성문, 거포 유망주 김휘집이 1군 고정 엔트리에 들 수 있고, 김태진 김수환 김주형 임지열 신준우 등도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유력한 카드가 하나 더 남았다. LG에서 스스로 방출을 요청한 서건창(35)이다.
키움 선수단은 젊다. 특히 내야가 그랬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미국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하자 김혜성과 김휘집이 키스톤을 이뤘고, 3루는 주로 송성문이, 1루는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섰다. 그러나 내야 선수층은 그 어느 팀보다 약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시즌 초반 이원석이 트레이드로 왔다. 1루를 자주 보던 전병우가 2차 드래프트로 삼성으로 향했지만, 대신 최주환이라는 이름값 있는 거포 내야수를 데려왔다. 내야에 치열한 경쟁 분위기가 감돈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내야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인다. 홍 감독은 9일 통화에서 “계속 고민 중이다. 김혜성의 유격수 포지션 이동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리고 여기에 서건창까지 가세한다면 어떨까. 키움 고형욱 단장은 수차례 언론에 “서건창에 우리가 먼저 연락했다. 선수 생활 마무리를 함께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서건창은 즉답하지 않았다. 9일 본지와 통화에서도 고 단장은 “아직까지도 연락 받지 못했다. 그러나 (서)건창이에게 ‘급할 건 없다’고 했다. 1년이든 2년이든 다른 팀에서 뛰고 와도 된다고 했다. 천천히 생각하라 했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거취를 고심하며 국내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단장은 “서건창이 워낙 스스로 몸을 잘 만드는 선수니 걱정하진 않는다”고 했다. 최종 선택은 알 수 없지만, 키움에서 적극적으로 구애를 한 만큼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면 키움으로 복귀가 유력하다.
지난 3년간 주춤했지만, 서건창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2014시즌엔 리그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 이상을 뽑아내 대기록을 작성했다. 144경기도 아닌 128경기에 불과했던 시대여서 서건창의 기록은 더욱 위대해졌다. 그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서건창이 2012년부터 9시즌 간 뛴 히어로즈가 그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히어로즈는 서건창 카드로 내야 선수층 강화는 물론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베테랑 효과까지 누리고 싶어한다. 서건창이 키움의 구애에 응답하고 전격 복귀해 선수 생활 마지막을 불태울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