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마스 투헬(50·독일) 감독 아래서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새 시즌에는 율리안 나겔스만(36·독일) 감독 밑에서 뛰게 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나겔스만 감독을 경질한 바이에른 뮌헨 이사진은 팀을 잘 아는 그를 재임명하기로 결심했다.
독일 매체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16일(한국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겔스만 감독의 복귀가 더욱더 구체화하고 있다. 대화가 진전됐고, 현재 계획은 3~4년 계약이다. 나겔스만 감독의 복귀를 상상할 수 있지만, 아직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이어 “그래도 바이에른 뮌헨은 새 감독을 찾는 일이 막바지에 달했다고 생각한다. 사비 알론소(42·스페인) 감독의 거절 이후 나겔스만 감독과 대화가 강화됐다. 막스 에베를(50·독일)과 크리스토프 프로인트(46·오스트리아) 단장은 그의 에이전시와 협상을 주도했다”라며 “로베르토 데 제르비(44·이탈리아)와 우나이 에메리(52·스페인) 감독도 옵션이었다. 그러나 나겔스만이 새 감독이 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레버쿠젠에 왕좌를 빼앗긴 바이에른 뮌헨은 격변의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투헬 감독과 동행을 조기 종료하는 이들은 가장 먼저 팀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찾았다. 투헬 감독이 사임을 표명한 뒤 다양한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는데, 가장 유력한 감독은 레버쿠젠의 알론소 감독이었다. 그러나 알론소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레버쿠젠 이끌겠다고 선언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다른 대안을 분석한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지네딘 지단(51·프랑스) 감독에게도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단 감독은 2021년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내려둔 뒤 야인 생활을 이어갔다. 프랑스 대표팀을 비롯해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팀이 지단 감독의 차기 목적지로 떠올랐으나, 지단 감독은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 매체 ‘마르카’의 호세 펠릭스 디아스 기자는 15일 “바이에른 뮌헨은 지단 감독의 관계자에게 연락해 현장에 복귀할 의향이 있는지 파악했다. 나겔스만, 한지 플릭(59·독일), 주제 무리뉴(61·포르투갈) 감독 등 여러 감독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나왔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최근 행보는 지단 감독을 가리킨다”라고 보도했다.
지단 감독이 감독 생활을 중단한 지 3년이 된 현재, 바이에른 뮌헨이 지단 감독을 설득하기로 한 듯 보였다. 더욱이 지단 감독은 감독 복귀 의사를 드러내며 지도자 생활을 재개할 것임을 예고했다. 스페인 매체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지단 감독의 확실한 의사를 알기 위해 재빨리 접촉해 협상 테이블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차기 지도자로 지단 감독이 아닌, 현재 독일 대표팀을 이끄는 나겔스만 감독이 유력해졌다. 1년 전 분데스리가 우승을 위해 나겔스만 감독을 내쫓고 투헬 감독을 임명했던 바이에른 뮌헨 이사진이 이번에는 반대 상황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도르트문트와 우승 경쟁을 벌였는데, 시즌 막판 성적에 불만을 보인 구단 이사진은 나겔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투헬 감독을 선임하는 강수를 뒀다.
해당 결정은 결국 결과로 보답을 받았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도르트문트가 마인츠에 발목을 잡혔고, 경기 막판 자말 무시알라(21)의 극적인 득점이 나온 바이에른 뮌헨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우승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고, 이번 시즌 부상, 불화 등 악재가 발생한 바이에른 뮌헨은 레버쿠젠에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넘겨줬다.
이번 시즌 투헬 감독은 이해가 가지 않는 선수단 운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 부분이 발목을 잡으며 바이에른 뮌헨이 리그 12연패 대업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수비 핵심인 김민재를 벤치로 내리고, 그 자리에 에릭 다이어(30)를 선발로 내세웠다. 다이어는 경기마다 불안함을 노출하며 팬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투헬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갔다.
나겔스만 감독이 부임한다면 김민재의 입지가 바뀔지 많은 주목이 간다. 시즌 중반까지 ‘1옵션’ 수비수로 자리를 지켰던 김민재는 다이어 영입 후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제는 가장 뒷순위인 ‘4옵션’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직전 쾰른전에서 다이어와 마테이스 데 리흐트(24)가 주전으로 나섰는데, 다요 우파메카노(25)가 교체 1순위로 들어가면서 센터백 중 김민재만 벤치를 머물렀다.
나겔스만 감독은 압박, 속공 등 현대 축구에서 핵심적인 요소들을 가장 중요시하는 감독이라 발이 빠르고 판단력이 뛰어난 김민재와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에는 4백 전술을 주로 활용했지만, 상황에 따라 3백과 4백을 번갈아 기용하는 등 포메이션 변화도 잦은 감독이라 김민재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