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저런 수비를 할 수 있다니".
KIA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28)이 단숨에 맷 윌리엄스 감독을 매료시켰다. 단 2경기에서 화끈한 타격과 명품 수비를 보여준 덕택이다. 성실한 훈련 자세까지 보여주며 주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호령이 가세하면서 조용하던 외야에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김호령은 왼손 중지 인대 부상으로 재활을 하느라 가을 마무리 훈련과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런 통에 윌리엄스 감독과 훈련을 못했다. '김호령'이라는 존재는 윌리엄스 감독의 머리에 자리잡지 못했다. 다만 플로리다 캠프에서 국내 코치진에게서 "수비좋은 외야수가 군복무를 마치고 재활중"이라는 말은 들어서 어렴풋이 존재는 알았다.
플로리다 캠프에서는 외야진의 변동이 있었다. 프레스턴 터커는 우익수로 고정을 했다. 좌익수는 나지완에게 맡겼다. 나지완은 나아진 수비력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중견수였다. 작년 주전 이창진이 허리 부상으로 중도 귀국해 자리가 비었다. 그러자 최원준을 중견수로 발탁해 실전에 기용했다.
그런데 귀국후 김호령이라는 이름 석자가 확 다가왔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윌리엄스 감독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에 출전해 2루타와 홈런을 거푸 터트렸다. 선발도 아닌 교체 선수로 들어가 화끈한 방망이를 돌렸다.
다음은 수비쇼였다. 홍팀의 9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2회 선두타자 나지완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손살같이 달려들어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순간 윌리엄스 감독의 얼굴이 밝아졌다. "저런 수비를 할 수 있다니"라며 관심을 보였다. 완벽한 2루타를 중견수 뜬공으로 바꿔놓은 수비에 감탄한 것이다.
더욱이 김호령의 빠른 주력까지 보고 만족감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호령은 2015시즌 11개, 2016시즌 19개, 2017시즌 3개 등 33개의 도루 기록을 갖고 있다. 주전으로 뛴다면 20개 이상도 가능하다는 평가이다. 현재 주전 가운데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는 작년 도루왕 박찬호 정도이니 천군만마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기동력과 수비력을 중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김호령의 존재는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중견수 주전을 놓고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특히 군복무 후 함평 훈련장에서 가장 일찍 나와 훈련하는 등 성실성까지 보여주었다. 윌리엄스 감독에게는 김호령이라는 유용한 카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