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리그1 5R] 강원, 인천에 2-1 역전승…1위 등극
[오마이뉴스 박시인 기자]
▲ 고무열 강원 고무열이 인천과의 K리그1 5라운드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K리그1 선두 도약. 시즌 초반이지만 강원 FC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김병수 감독의 '병수볼'이 점차적으로 뿌리내린 결과다.
강원은 5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인천을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3승 1무 1패(승점 10)를 기록한 강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전북(승점 9)을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
'공격 축구' 강원, 인천에 극적인 역전승
홈 팀 인천은 3-5-2를 가동했다. 무고사-이종욱 투톱, 김호남-임은수-최범경이 중원을 구성했다. 좌우 윙백은 김성주, 정동윤이 맡았고, 스리백은 김정호-문지환-김연수, 골문은 정산이 지켰다.
원정 팀 강원은 4-3-3이었다. 정지용-김승대-김경중이 스리톱을 형성한 가운데 2선은 이영재-고무열,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국영이 포진했다. 그리고 포백은 채광훈-김영빈-임채민-신광훈, 골키퍼는 이범수가 출전했다.
예상대로 강원이 높은 볼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하고, 인천은 수비에 치중하는 양상이었다. 강원은 초반부터 슈팅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반 10분 정지용, 14분 김승대의 슈팅이 무위로 그쳤다.
반면 인천은 카운터 어택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21분 정동윤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김호남이 쇄도하며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강원은 2분 만에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흐름을 되찾았다. 채광훈이 페널티 박스 아크정면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 골망을 흔든 것이다.
인천의 입완섭 감독은 전반 24분 이종욱을 빼고 송시우를 넣으며 빠른 변화를 가져갔다. 이에 뒤질세라 강원의 김병수 감독 역시 전반 32분 정지용 대신 조재완을 투입했다.
강원은 전반 37분 이영재의 코너킥에 이은 고무열의 헤더가 정산 골키퍼 슈퍼세이브에 막혀 역전에 실패했다.
후반에도 전반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후반 2분 이영재, 고무열을 거쳐 김승대의 마무리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인천도 간헐적인 몇 차례 기회에서 마무리 슈팅까지 연결하는 장면이 많았다. 후반 8분 송시우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인천은 후반 17분 최범경을 빼고 지언학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인천은 후반 27분 임은수, 후반 30분 무고사의 연속 슈팅이 전부 골문 밖으로 흘러나갔다.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었던 탓일까. 강원 김병수 감독도 후반 29분 정석화, 후반 31분 이현식을 넣으며 공격에 무게감을 뒀다. 이후 강원의 공격이 살아났다. 후반 33분 이현식, 후반 34분 조재완으로부터 슈팅이 나왔다.
후반 38분 강원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영재가 스루패스를 넣었고, 타이밍에 맞게 침투하던 고무열을 문지환이 잡아챘다.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40분 키커로 나선 고무열이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리드를 잡은 강원은 안정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며 인천의 공세를 무난하게 막아냈고, 승점 3을 추가했다.
▲ 강원 김병수 감독 '병수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병수 감독의 강원이 올 시즌 K리그1 선두로 등극했다. |
ⓒ 한국프로축구연맹 |
결과 내는 병수볼, 한 단계 진화한 이유
지난 시즌 '병수볼'로 화제를 모으며, 상위스플릿에 진출하는 등 강원은 매력적인 축구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관적이었다. 올겨울 외국인 선수 영입이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합류한 나카자토가 유일한 외국인 선수였다. 심지어 강원은 매 경기 국내 선수로만 베스트 11을 구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막전에서 FC 서울을, 지난 4라운드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현대마저 제압했다.
물론 약간의 기복도 있었다. 상주 상무에게 덜미를 잡혔고, 성남FC와는 비겼다. 승리를 거둔 전북전에서는 수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후반에 주도권을 내줬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병수볼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날 인천전도 쉽지 않았다. 국내 선수가 주축이 된 라인업으로 나선 강원은 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곧바로 동점골로 응수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막판에 역전승을 일눠냈다.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이라면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무승부를 승리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면 이는 즉 강팀을 의미한다.
김병수 감독은 경기 후 "축구는 첫 번째가 결과"라며 "약간 과도기를 걷고 있는 것 같지만, 문제는 그렇게 크다고 보진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전방에서는 고무열, 김승대의 합류로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김승대는 1라운드 서울전에서 득점을 기록했고, 고무열은 3라운드부터 5라운드 인천전까지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 중이다.
중원에서는 한국영이 중심을 잡는다. 원활한 볼 배급뿐만 아니라 포백 위에서 저지 라인을 구축해 상대 공격의 길목을 막는다. 후방은 임채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포백이 단단하다.
100% 토종 선수를 중심으로 한 강원의 돌풍으로 K리그 판도는 전북-울산 2강 구도가 아닌 3강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 시즌 '병수볼' 강원이 큰 일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2020년 6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1 – 22분 김호남
강원 FC 2 - 24분 채광훈, 85분 고무열(PK)
선수명단
인천 유나이티드 3-5-2/ 정산/ 김연수, 문지환, 김정호/ 정동윤, 김호남, 최범경 (62'지연학), 임은수, 김성주/ 무고사, 이종욱 (24'송시우)
강원 FC 4-3-3/ 이범수/ 신광훈, 임채민, 김영빈, 채광훈 (76'이현식)/ 한국영/ 고무열, 이영재/ 김경중 (74'정석화), 김승대, 정지용 (31'조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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