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거리의 퍼팅은 주말 골퍼들에게도 별로 어렵지 않다. 가벼운 마음으로 툭 치면 대개는 홀 안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부담을 가질 때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기라도 걸려 있는 중요한 퍼팅은 1m라도 절대 쉽지 않다. 이런 퍼팅을 놓치게 되면 마음이 많이 아플 수밖에 없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콜린 모리카와와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가 1m 안팎의 퍼팅을 놓치고 고개를 숙였다. 두 선수 모두 우승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15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골프장(파70)에서 끝난 PGA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마지막 4라운드. PGA투어 대회로서는 3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대회에서 모리카와는 4라운드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대니얼 버거(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정규 홀을 끝냈다.
17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 버거가 먼저 파를 기록했다. 모리카와 역시 1m 정도 되는 짧은 파 퍼팅을 남겨두고 있어 연장 2차전이 유력했다. 하지만 모리카와의 퍼터를 떠난 공은 거짓말처럼 홀 오른쪽 벽을 돌아 나왔다. 믿기지 않는 실수에 모리카와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괴로워했다. 연장 2차전을 준비하던 버거는 얼떨결에 통산 3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5년 신인왕에 오른 버거는 2017년 페덱스 세인트 주드 클래식 2연패 이후 3년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앞서 쇼플리도 같은 홀에서 1m도 안 되는 짧은 파 퍼트를 놓쳐 연장의 기회를 놓쳤다. 쇼플리는 4라운드 17번홀에서 90c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 공 역시 홀을 한 바퀴 돌아 나왔다. 쇼플리는 선두에게 1타 뒤진 14언더파 266타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페덱스컵 포인트 1위 임성재(22)는 이날 3타를 더 줄이면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를 적어내며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올 2월 혼다 클래식 우승,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톱10이자 시즌 여섯 번째 톱10을 달성했다. 임성재는 1526점으로 이 부문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는 저스틴 토머스(1471점·미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