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케인은 13골 2도움,
손흥민은 10골 10도움
13일 아스널전에서 손흥민이 패스를 주지 않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케인. / SPOTV 중계화면 캡쳐
해리 케인(27·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두 차례 차지한 특급 골잡이다. 그만큼 골 욕심도 많다. 2년 전에는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2018년 4월 케인은 스토크시티전에 선발 출전했다. 부상 이후 약 한 달만의 출장이었다. 당시 부상 전까지 케인과 득점 공동 선두(24골)를 달리던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가 케인의 공백을 틈타 29골로 치고 나갔다.
이 경기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프리킥을 시도했고, 케인이 뛰어들면서 머리를 들이밀었다. 공이 골망을 가르자 케인은 자신의 골임을 확신한 듯 세리머니를 했다. 하지만 기록은 에릭센의 골로 정정됐다. 느린 화면으로도 공이 케인의 몸에 맞지 않고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3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노리던 케인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내 어깨를 맞고 들어간 골이다. 분명히 나의 골”이라며 “내 딸의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고 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영상을 면밀히 확인한 결과 케인의 골로 확인됐다며 기록을 정정했다. 하지만 골 하나에 딸까지 걸었다는 이유로 케인은 많은 팬들에게 “못난 아빠” “골 욕심에 눈이 멀었다”는 등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올 시즌 케인은 13골로 명성 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주제 모리뉴 체제에서 수비에 가담하느라 득점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13일 아스널전에서도 최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며 2대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아스널전 단독 찬스 상황. 케인에게 패스를 줄 수도 있었지만 손흥민 역시 충분히 슈팅을 노려볼만한 장면이었다. / SPOTV 중계화면 캡쳐
그런 케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순간이 있었다. 손흥민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이 2-1로 앞선 후반 42분, 케인이 태클로 상대에게 공을 뺏어냈다. 그 공이 손흥민에게 갔고, 손흥민은 질풍 같은 드리블로 골 문 앞까지 전진했다. 옆에서 케인이 달려가고 있어 손흥민이 패스를 적절하게 내줬다면 케인에게 단독 찬스가 나는 상황. 하지만 손흥민이 곧바로 슈팅을 쐈고, 이는 수비를 맞고 나왔다.
케인은 자신에게 공을 주지 않은 손흥민이 원망스러운듯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손흥민 입장에서도 충분히 슈팅을 노릴 만한 장면이었다. 손흥민을 막아선 수비수는 한 명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최전방 공격수와 윙어라는 포지션 차이가 있지만 올 시즌 손흥민의 도움은 10개, 케인은 2개다. 그 장면에선 손흥민이 욕심을 부렸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번 시즌 손흥민은 그 누구보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13일 아스널전에서 10골 10도움을 달성하며 11골 18도움의 케빈 데브라위너(맨시티)와 함께 올 시즌 10-10 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 SKY스포츠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