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지난해 8월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리아와의 8강전에서 국기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다. |
|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박항서 매직’은 통할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새 역사를 향한 출발선에 섰다. 베트남은 5일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사상 최초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아랍에미리트(UAE),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함께 묶인 G조에서는 UAE의 전력이 한 수 위인 것으로 평가된다. 남은 한 자리가 4개팀 모두에 열려있는 만큼 첫 경기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팀이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베트남축구협회가 박항서호에 거는 희망은 상당하다. 2018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2019년 1월 아시안컵 8강 진출로 이어진 선전을 월드컵까지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잡혀있던 현지 프로축구 리그(V리그) 경기 일정을 이달 15일로 파격 연기한 것에서도 그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베트남의 1차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태국이다. 둘은 동남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두고 오랜 시간 신경전을 벌여오며 지역 최대 라이벌 관계로 굳어졌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이 부임한 이래 우위에 선 쪽은 베트남이었다.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6월 2019 킹스컵에서도 베트남이 태국의 안방에서 상대를 1-0ㅡ로 격파하며 자존심을 꺾었다. 이후 감독 교체를 단행한 태국은 새 지도자를 물색한 끝에 일본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니시노 아키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펼쳐지는 뜻밖의 ‘한일전’에 동북아시아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설욕전을 노리는 태국의 의지는 여느 때보다 강하다. ‘에이스’ 차나탑 송크라신은 ‘폭스스포츠 아시아’에 “지난 실패를 동기부여로 전환하겠다. 두 번 연속 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비해 박항서 감독은 무려 경기 열흘 전에 선수단을 소집했다. 최정예 멤버 23인은 태국전 단 한 경기를 위해 지난달 27일 하노이에서 합숙을 시작해 닷새간 비공개 훈련을 했다. 비행기로 2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이웃 국가지만 지난 1일 일찌감치 입성해 나흘 동안이나 현지 적응에 나섰다. 결전의 무대는 태국 중부 빠툼타니주 랑싯시에 있는 탐마삿 스타디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