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잠실=이원희 기자]이영하. /사진=OSEN"상대타자와 정면 승부 하자는 마음으로 던진 게 도움이 됐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7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두산은 남은 일정 가운데 한 경기라도 패할 경우 5위로 포스트시즌을 돌입해야 한다. 올해 한화를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친 적이 많았는데,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서 순위 상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영하의 활약도 적지 않았다. 팀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1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를 위한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 이영하는 5승11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4.67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선 19경기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52, 하지만 마무리를 맡고 나서는 22경기에서 2승 3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1.08로 활약하고 있다.
두 달여 전, 이영하는 선발에서 마무리로 옮겨달라고 김태형(53) 두산 감독에게 보직 변경을 요청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 본인이 멘탈적으로 힘들어 했다. (선발투수로서) 1회부터 풀어나가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 됐다. 마무리로 가서 힘 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어 했다"며 이를 승낙했다.
이영하가 그 약속을 잘 지켜내고 있다. 최근 활약을 보면 듬직한 마무리로 거듭난 모양새다. 이영하는 직전 5경기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3세이브를 챙겼다.
잘 던지다가도 한 번씩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는데,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한화전에서도 8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투입돼 한화 이용규(35)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 김민하(31)와 6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내 무사히 이닝을 마쳤다.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은 자신감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경기 후 이영하는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였고, 팀이 이기고 있어 무조건 막으려고 했다. 경기 초반에는 밸런스가 좋지 않아 상대 타자와 정면 승부 하자는 마음으로 던진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일정에 맞춰 이영하의 컨디션이 올라온 것은 분명 플러스 요소다. 두산은 강력한 외국인선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고, 이승진(25), 김민규(21) 등이 중간에서 잘 던지고 있다. 국내 선발들의 페이스가 좋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리드만 잡는다면 이를 지켜낼 힘이 있다. 이영하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로 정착한 것도 큰 힘이 됐다.
두산은 오는 29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 30일 잠실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각각 맞붙는다. 이영하는 "남은 경기 모두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