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1년차 연봉 상한선인 총액 100만달러에 KIA 유니폼을 입은 멩덴[사진 연합뉴스]KBO 리그에서 갈수록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20시즌에서는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투수 부문 전 부문에서 거의 독식을 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선발투수의 주요 부문에서 김광현(SK) 양현종(KIA)이 외국인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거의 대등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김광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부터 양현종마저 다소 부진에 빠지면서 완전히 외국인 투수들의 독무대가 되고 말았다.
덩달아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도 달라졌다. 실제로 NC는 드류 루친스키(19승6패), 마이크 라이트(11승9패)로 30승을 외국인 투수가 합작하면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두산도 라울 알칸타라(20승2패), 크리스 플렉센(8승4패)이 28승을 올리면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어냈다.
또 KT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8패)와 윌리엄 쿠에바스(10승8패)가 25승을 합작해 팀 창단 이후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개가를 이루었고 LG도 케이시 켈리(15승7패), 타일러 윌슨(10승8패)이 25승을 일궈냈다.
이들과는 달리 올시즌 하위권에 머문 삼성은 21승에 그쳤고 한화는 12승, SK는 단 6승뿐이었다.
이런 추세는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라 2021시즌에도 외국인 투수들의 성적에 따라 팀 순위도 들쑥날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2021시즌에 KBO 리그에 첫선을 보이게 될 외국인 투수들이 활약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내년에 KBO 리그에 뛰게 될 외국인 투수는 모두 20명. 이 가운데 NC 2명, 두산과 LG가 각 1명씩 모두 4명의 외국인투수들과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으며 11명은 모두 2020시즌에 KBO 리그에서 뛴 투수들이다.
총액 100만달러에 SK와 계약한 윌머 폰이에 따라 새롭게 선보일 외국인 투수는 다이엘 멩덴(KIA), 앤더슨 프랑코(롯데), 윌머 폰트, 아티 르위키(이상 SK), 라이언 카펜터(한화) 등 5명이다. 여기에 앞으로 NC, 두산, LG에서 1명씩 정도가 더 새 얼굴들로 채워질 예정이라 2021시즌 KBO 리그에서 데뷔할 외국인 투수는 모두 8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KBO 리그 첫해 총액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꽉 채운 멩덴과 폰트다. 멩덴과 폰트에게 이 정도 금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최소한 10승 이상을 넘어 15승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KIA는 올해 11승을 한 드류 가뇽과의 계약을 포기하고 멩덴을 영입했다. 올해 가뇽의 연봉 총액은 65만달러였다. 그러면서도 같은 11승을 올린 애런 브룩스와 1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브룩스가 한참 좋을 성적을 올릴 때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시즌 도중에 미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더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둔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올시즌 평균자책점 1위에다 12승을 한 에릭 요키시가 키움과 총액 90만 달러, KT의 윌리엄 쿠에바스(10승8패)가 100만달러에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멩덴이나 폰트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KIA는 2년째를 맞는 윌리엄스 감독으로서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을 매야 하는 처지다. 김원형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뒤 KBO 1년 최대 금액으로 영압한 폰트에 9년만에 FA 최주환까지 받아 들인 SK도 사정은 비슷하다.
결국 2021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의 키는 멩덴과 폰트의 활약이 어느 정도 키을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멩덴과 폰트가 기대만큼 돈값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