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성은 이미 소문난 선수니까요."
이강철(55) KT 위즈 감독이 '예비역' 고영표(30)가 보여준 열정에 흐뭇해 했다. 올해는 10승을 기대해도 좋겠다며 응원했다.
'완투하는 남자' 고영표는 지난해 11월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마무리훈련에 자진 합류했다. KT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선수들을 제외하고 전북 익산에 캠프를 차렸다. 이강철 감독은 훈련 막바지에 이곳을 찾았다. 착실하게 몸을 만들어 온 고영표를 보고 크게 기특해 했다는 후문이다.
고영표는 2018년까지 KT의 토종 선발로 외롭게 버텼다. 2017년 완투 2회(완봉 1회), 2018년 완투 3회(완봉 1회)를 달성했다. 이 기간 완투 리그 1위다. 하지만 전체적인 성적표는 2017년 8승 12패, 2018년 6승 9패로 고전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2019년 배제성, 2020년 소형준이 등장하며 KT 선발진은 한층 강해졌다.
이를 밖에서 본 고영표도 의지가 불탔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고영표는 일부러 휴가도 아꼈다. 100% 컨디션으로 마무리캠프에 가고 싶었다. 고영표는 휴가를 전역 직전으로 미뤘다. 운동을 미리 시작했다. 소집해제와 함께 마무리캠프에 자원했다. 미리 몸을 만들어 둔 덕분에 이강철 감독이 보는 앞에서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도 고영표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1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성실성이나 인성은 이미 소문난 선수"라 칭찬하며 "잘 하려는 마음이 강하다.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니다. 선발 축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KT는 지난해 10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가 건재하다. 배제성도 2년 연속 10승으로 안정성을 증명했다. 소형준은 차기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되는 대형 유망주다. 여기에 고영표까지 가세한다면 KT 로테이션은 어엿한 리그 상위권이다.
게다가 고영표가 한창 고군분투할 때보다 KT 전력도 강해졌다. 이 감독은 "우리 타자들도 좋아졌고 수비도 그 때보다 나아졌다. 2년 공백이 있었지만 시즌 초반에 스타트를 잘 해준다면 10승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