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돔구장 스프링캠프 낯설다 낯설어

694 0 0 2021-02-03 02:34: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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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낯설다. 하는 선수도 보는 사람도 뭔가 허전하다. 분명 스프링캠프인데, 봄을 느끼기 어렵다. 더 정확히는 날씨를 알 수 없다. 40번째 시즌을 앞둔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돔구장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 얘기다.

키움 히어로즈는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쓴다. 올해는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스프링캠프지로도 이용된다. 스프링캠프를 돔에서 소화하는 건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2일 “해외 전지훈련 때 실내 훈련장에서 타격이나 수비 훈련을 한적은 있지만, 정규경기가 열리는 돔구장에서 캠프를 소화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프로 18년차로 접어드는 이용규 역시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하면, 몇 가지 자연스러운 풍경이 떠오른다. 따뜻한 기온 덕에 겨울인데도 비교적 가벼운 옷차림으로 그라운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릴 자유가 첫 손에 꼽힌다. 캠프 기간 만큼은 불펜투구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의 투구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볼이 회전하면서 생기는 마찰음이 프로펠러 소리처럼 들린다. 포수 미트에 빨려 들어가는 파열음도, 비록 철망 뒤에서 보는 것이지만 구종별 정확한 궤적도 생생하게 듣고 볼 수 있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시속 150㎞짜리 강속구가 얼마나 위압감을 주는지 보지 않으면 모른다.

파란 하늘을 이불삼아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보기 위해 산책을 나온 지역 주민, 야구팬 등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는 풍경도 캠프의 묘미 중 하나다. 운이 좋으면, 펜스 뒤로 날아드는 공을 집어 그라운드로 던져주는 ‘볼보이’ 역할도 할 수 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길고긴 정규시즌 때에는 못했던 얘기들도 길게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캠프에서만 느끼는 여유였다. 정식구장과 보조구장, 웨이트트레이닝장 등을 부지런히 오가는 선수들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돔 캠프’는 수 십년 동안 이어지던 익숙한 풍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코로나가 몰고온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도무지 캠프 느낌이 나지 않는다. 키움 조상우는 “캠프에서는 야수와 투수가 다른 곳에서 훈련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구장이 하나 뿐이라 함께 훈련할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라는 생각보다 정규시즌 때 경기를 앞두고 하는 훈련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투수들은 시즌 준비를 위해 아주 많은 러닝을 한다. 견제나 번트수비 훈련과 러닝을 위해 구장 하나를 통째로 투수들이 쓴다. 이날 키움 투수들은 타구가 날아드는 틈으로 러닝을 했다. 캐치볼도, 단거리도 시즌 수준으로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코칭스태프에게는 장점, 선수들에게는 단점이다. 야외 그라운드는 비가 오면 훈련을 취소한다. 한 달 이상 반복되는 일상에 우천으로 취소되는 ‘공짜 휴일’은 말그대로 가뭄에 단비다. 하지만 키움은 섭씨 18도, 습도 40~50%로 맞춰진 돔구장에서 공짜 휴일 없이 정해진 스케줄을 모두 소화해야만 한다. 홍 감독은 “훈련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일정을 완전히 소화하는 게 낫다”며 짐짓 모른척했다. 

열악한 여건이지만 캠프는 캠프다. 최선참 대열에 합류한 이용규는 “홈 구장에서 캠프를 치르는데다 출퇴근을 하는 시스템이라 자칫 루즈해질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한정된 공간에서 훈련을 해야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된다. 선수들이 생각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낯설지만 변한 환경에 맞춰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프로의 영역이자 능력이다. 키움 선수단은 이렇게 또 하나의 낯선 경험치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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