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구슬땀 흘린 김세영 “세계 1위 후딱 할래요”

544 0 0 2021-02-03 07:15: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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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첫 우승, 시즌 2승, 그리고 올해의 선수.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년째를 맞았던 김세영(28)의 2020년은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미국 진출 후 매년 한 차례 이상 우승을 기록한 그에게도 지난해는 더 특별했다.

지난해 LPGA 투어는 예년보다 늦게 끝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조정된 탓에 12월 중순에야 종료됐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질 법도 하지만, 김세영은 쉼이 없었다.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마친 뒤 귀국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거친 그는 곧바로 새 시즌을 위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JTBC골프 매거진〉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김세영을 2월호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오전 6시30분 시작되는 하루

김세영은 지난 2017년부터 동계 휴식기에 경기도 용인 기흥구에 위치한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그가 겨울을 보내는 피트니스센터는 친오빠인 김세종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맞춤형 운동 기구들과 프로그램들이 운영돼 다른 골퍼들도 많이 찾는다.

김세영은 매일 오전 6시30분 '출근 도장을 찍듯' 피트니스센터를 찾는다. 그는 피트니스센터에서 하루 3~4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 필라테스 등을 한다.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서는 휴식기에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김세영은 특히 코어 강화에 집중한다. 코어 운동은 몸을 지탱해주는 중심 근육을 강화시켜 더 힘있는 스윙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세영은 “공을 치는 타입에 따라 운동 방법도 다르다. 나는 스냅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를 잡아주는 코어를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선수가 아니다보니 코어 운동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인터벌 달리기, 로잉 머신 등도 김세영이 자주하는 운동이다. 그는 귀국 후 자가 격리 기간에도 운동 기구, 퍼팅 매트 등을 활용해 틈틈이 몸을 만들고 감각을 다졌다. 물론 운동만 한 건 아니다. 시즌 때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몰아서 다 봤단다. 그는 “친구들을 못 만나 아쉽다. 그래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별명의 끝판왕 '메이저 퀸'

김세영에게는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역전의 명수’, ‘김로또’, ‘연장전의 여왕’, ‘승부사’, ‘강심장’, ‘빨간 바지의 마법’…. 여기에 지난해엔 ‘메이저 퀸’이라는 특별한 별명이 추가됐다. 그는 “수식어가 자꾸 생겨서 좋다. 날 표현하는 말 아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별명을 가졌단 건 그만큼 꾸준했다는 의미다. 김세영은 LPGA 투어에 진출한 2015시즌부터 6시즌 연속으로 한 시즌 1승 이상을 거뒀다. LPGA 투어 통산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박세리(25승)도, 메이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0승)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뭐든 이겨야 할 맛이 나잖아요. 다른 운동도 이것저것 해봤지만, 골프는 이기는 맛을 느끼기에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더라고요.” 지난해 메이저 대회 KPMG 여자PGA 챔피언십 우승을 경험한 김세영은 “부족했던 2%를 채운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번 우승한 김세영을 보며 대부분의 사람은 “김세영은 강심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예전에는 강박 같은 게 있었다. 뭔가 해야 한다는 욕심이 작용했다. 그게 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하고, 또 진화했다. “특정한 상황을 의식하기보다 내가 하는 것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우승할 때도 점점 더 편하게 경기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 1위가 목표

더 큰 선수가 되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해를 돌아본 김세영은 스스로 “70~80점 정도를 줄 수 있는 시즌”이라고 했다. 100점 가까이 줄 수도 있었지만, 시즌 막판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종전이었던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한 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더 잘 준비해서 세계 1위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그의 말에서 더 큰 목표 의식이 느껴졌다.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김세영은 “올림픽이 열린다고 가정하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또 올림픽 금메달만큼 중요하게 설정한 목표는 세계 1위다. 지난해 그는 세계 2위까지 올라섰다.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세계 1위는 김세영이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다.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 만큼 또 다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것도 그의 목표 중 하나다.

“늘 도전하는 골퍼가 되고 싶다”는 그는 “가능한 빠른 시기에 목표를 후딱 이뤄내고 싶다. 그만큼 올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차 체력 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든 그는 이달 제주에서 본격적인 동계 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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