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동영 기자]텍사스와 계약하며 빅 리그 무대에 도전하는 양현종. /사진=KIA 제공'대투수' 양현종(33)이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하며 빅 리그에 도전한다. 마이너 계약이다. 오롯이 자신에게 달렸다. 일단 팀은 잘 골랐다. 텍사스에서 안 되면, 다른 구단에서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 옵트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다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다.
텍사스는 지난 13일 양현종과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이너 계약으로, 메이저 진입시 연봉 130만 달러를 받는다. 인센티브 55만 달러도 붙는다. 여러 팀이 제안을 했고, 양현종이 텍사스를 택했다.
이제 양현종은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빅 리그에 도전하게 됐다. 시범경기 후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 여부에 따라 옵트 아웃을 통해 FA가 될 수 있는 조항도 있다. 텍사스에서 빅 리그에 오르지 못할 경우 다른 팀에서 재도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청선수로 참가하는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콜업 가능성이 생긴다. 단장 보좌관이 "경력, 인성, 내구성 삼박자를 갖춘 검증된 투수"라 평가했지만, 캠프에서 못하면 의미가 없다.
행선지가 텍사스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발진이 거의 붕괴된 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선발 평균자책점 12위(5.32)였다. 그런데 에이스 랜스 린(34·평균자책점 3.32)이 빠지면서 더 약해졌다. 양현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는 팀이다.
MLB.com 뎁스차트를 보면, 2021년 카일 깁슨(34)과 조던 라일스(31)가 1~2선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3선발은 니혼햄에서 포스팅으로 넘어간 아리하라 고헤이(29)가 맡고, 웨스 벤자민(28), 카일 코디(27)가 4번째와 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콜비 알라드(24), 데인 더닝(27), 마이크 폴티네비츠(30)가 있다.
이 틈을 양현종이 파고들어야 한다. 일단 가능성은 있다. 원투펀치부터 안정감이 떨어진다. 깁슨이 2019년 4.84, 2020년 5.35의 평균자책점에 그쳤고, 라일스도 2019년 4.15, 2020년 7.0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아리하라는 양현종과 같이 빅 리그에 도전하는 선수이며, 벤자민과 코디, 더닝은 지난해 데뷔한 투수들이다. 알라드도 2020년 평균자책점 7.75로 좋지 못했고, 폴티네비츠는 2018년 이후 내리막을 급격하게 타고 있다.
마이너 계약일지라도 양현종이 팀은 제대로 골랐다. 30개 구단 가운데 이 정도까지 선발진에 물음표가 많은 팀을 찾기는 힘들다. 최근 몇 년간 선발투수 부족에 시달렸던 텍사스였고, 2021년 특히 정도가 심해졌다. 양현종에게 어떤 식으로든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양현종이 텍사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구단으로 가도 한 자리 차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옵트아웃 권한이 있다지만, 텍사스가 '불가' 판정을 내릴 경우 다른 팀도 마이너 계약을 제시할 것이 뻔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양현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