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6·샌디에이고)과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승부를 떠나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샌디에이고와 에인절스의 2021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열린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 시의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 이날 경기는 시범경기임에도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와 투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이를 증명하듯 경기장에는 한국인과 일본인 관중이 평소보다 많이 입장해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했다.
날씨도 좋았다. 이날 피오리아는 섭씨 25도의 따뜻한 기온에 바람도 전혀 불지 않아 야구 경기를 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선발투수이자 1번 타자로 출전했고, 김하성은 3루수, 6번 타자로 나섰다.
투타 맞대결은 오타니의 완승이었다. 김하성은 오타니를 상대로 2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4회말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6회말 1사 1루에서는 바뀐 투수 타이 버틀리에게 루킹 삼진을 당했다. 3타수 무안타에 그친 김하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103까지 추락했다. 오타니는 타자로서 2타수 2안타 1볼넷, 투수로서 4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맹활약했으나, 경기는 샌디에이고가 4-1로 이겼다.
한일 양국의 투타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하성과 오타니는 서로 인사를 건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인상적인 장면은 3회초에 나왔다. 볼넷으로 출루한 오타니는 후속 데이비드 플레처 타석 때 상대 실책이 나오면서 3루까지 진루했다. 이 때 샌디에이고 포수와 투수가 마운드에서 만나 잠시 경기가 중단되자 오타니는 먼저 헬멧을 벗고 김하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에 김하성도 미소를 지으며 오타니 쪽으로 다가가 둘은 잠시 대화를 나눴다.
서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타국에서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두 젊은 선수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미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