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회를 채우지 못한 채 무너졌다. 150km를 뿌렸으나 제구가 되지 않으니 도리가 없었다.
미란다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한화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⅔이닝 3피안타 5볼넷 2탈삼진 7실점을 기록하고 내려왔다. 투구수는 59개. 1회도 마치지 못했는데 지정된 투구수 60개에 육박했다. 경기도 두산이 5-12로 졌다.
제구가 엉망이었다. 기록상으로 스트라이크 30개-볼 29개였다. 볼넷 5개가 보여준다. 카운트를 잡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볼넷이 많았고, 스트라이크를 어쩔 수 없이 잡으러 들어가다가 맞았다.
일본과 대만을 거치며 아시아 야구를 알고 있으며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다. 포수 박세혁은 "미란다가 공에 확실히 힘이 있다. 마운드에서 파이팅이 넘친다. 타자를 상대하는데 수월한 면이 있다"고 호평을 남겼다.
그러나 일단 첫 시범경기는 낙제점이다. 속구가 최고 150km까지 나오기는 했지만, 마음 먹은 곳에 던지지 못했다. 한화 타자들도 이 점을 빨리 파악했고,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미란다가 상대한 타자가 10명이니, 한 명당 5.9개의 공을 본 셈이다. 첫 타자 정은원은 9구 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상대가 배트라도 내주면 나을 수 있는데 계속 지켜보니 미란다도 방법이 없었다. 결국 투아웃까지 잡고 강판. 7실점이었다. 지난해 20승을 올린 라울 알칸타라를 대체해야 하는 미란다다. 기대도 컸다. 그런데 시범경기 시작부터 제대로 삐끗했다.
앞서 워커 로켓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2이닝 3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힘이 들어간 것 같다. 좋아져야 한다. 안 그러면 큰일 난다"고 했다. 미란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이다. 단 한 경기로 김태형 감독의 머리가 꽤나 복잡해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