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와 ‘비즈니스’ 관계.
조제 모리뉴 감독의 전격 경질에 트트넘의 간판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각각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이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져 주는 사진과 함께 “어떤 말로 나의 기분을 묘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동안 당신과 함께해 즐거웠다. 잘되지 않아 유감이다. 함께 한 시간에 감사한다. 행운을 빈다”고 적은 글을 올렸다.
우선, 감독이 손흥민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사진에서 손흥민과 모리뉴 감독의 관계는 단순히 감독과 선수 관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좀 더 강하게 말하면, 이들의 사이는 ‘아버지와 아들’ 같아 보인다.
사실, 모리뉴 감독은 58세이고, 손흥민이 28세이고 보면, 손흥민이 아들 뻘임에는 분명하다.
손흥민이 적은 글에서도 모리뉴 감독에 대한 그의 진솔한 감정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는 "무슨 말로 지금의 기분을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이다.
그리고는 모리뉴 감독의 뜻대로 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했다. 모리뉴 감독의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자신이 좀 더 잘했어야 했다는, 일종의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는 마치, 아들이 잘못해 아버지가 책임을 지게 한 데 대한 안타까움이 녹아 있는 표현이다.
그러면서, 모리뉴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이 소중했다며 그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종합하면, 손흥민은 모리뉴 감독의 경질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고 볼수 있다.반면, 케인의 반응은 글자 그대로 의례적인 레토릭에 불과했다.
그가 올린 사진부터가 그렇다.
사진 속에서 케인과 모리뉴 감독은 서로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을 마주치고 있다.
이 장면에서 둘은 감독과 선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케인이 쓴 글을 보자.
“보스, 모든 것에 감사한다. 함께 해 즐거웠다. 행운을 빈다”였다.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 비즈니스 관계로 헤어질 때 쓰는 전형적인 인사말이다.
감정 이입을 느낄만한 단어나 표현이 전혀 없었다.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