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서 스윕을 당했지만, 현대모비스의 2020-2021시즌을 실패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현대모비스는 팀 전력의 핵심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는 양동근이 은퇴한 후 맞은 첫 시즌에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라는 자산도 쌓았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0-86으로 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4강에 직했으나 3차전까지 내리 패배,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현대모비스는 숀 롱이 26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제러드 설린저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설린저는 40득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현대모비스의 시즌을 종료시켰다.
유재학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플레이오프라는 큰 경험을 했다. 선수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앞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큰 경기를 뛰어보는 게 선수들에겐 엄청난 경험이다. (이)우석이, (서)명진이는 큰 무대 경험을 통해 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다음 시즌에 훨씬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시즌이 끝난 건 아쉽지만 다음 시즌을 기약하겠다”라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어 설린저에 대해 “진짜 잘한다. 숀 롱도 좋은 선수지만, 수비가 약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득점을 허용했다.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선수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설린저는 수비도 잘한다. 맥을 딱딱 짚는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현대모비스는 장재석이 1쿼터에 6득점을 올렸지만, 2쿼터부터 줄곧 자리를 비웠다. 부상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실 2차전에서 설린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목이 돌아갔다. 발목이 부어있는 상태다. 본인은 뛰겠다고 했지만, 더 큰 부상을 당하면 안 되기 때문에 투입하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의 말이었다.
2020-2021시즌은 현대모비스가 양동근 은퇴 후 맞은 첫 시즌이었다. 코트 안팎에서 양동근이 끼치는 영향력이 워낙 컸기에 현대모비스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던 게 사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FA시장에서 장재석, 기승호, 김민구, 이현민 등 알짜들을 영입하며 골격을 유지했다. 오히려 벤치멤버는 양동근 시대보다 좋았다. 또한 시즌 도중 빅딜을 통해 최진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당초 6강이 목표라고 했는데, 여러 팀에서 선수들이 모인 후 치른 첫 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 초반에는 내가 미스를 했다. 베스트5를 못 정했다. 벤치멤버가 이렇게 많이 있었던 건 처음이라 나도 헷갈렸다”라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유재학 감독은 이어 “1라운드가 끝난 후부터 베스트5가 자리를 잡았고, 선수들이 보답해줘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전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