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지금 LG 외야진은 '빅5'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채은성이 왼손 새끼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이형종은 타율 .194로 신통치 않다. 그렇다고 이천웅의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이천웅은 타율 .170에 그치고 있다.
LG는 채은성의 부상으로 '제 6의 외야수'를 긴급 호출했다. 바로 한석현이 그 주인공. 지난 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로 빠른 발과 출루 능력까지 겸비한 유망주다.
류지현 LG 감독은 1군에 갓 올라온 한석현에게 "2군에서 한 것처럼 편하게 하라"고 격려했고 한석현은 자신에게 찾아온 두 차례 대타 찬스를 모두 살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자신감이 있었다. 2군에서 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돌렸다"는 게 한석현의 말.
한석현은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당시 류지현 감독은 "누가 봐도 핫하잖아요"라는 말로 한석현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한 이유를 대신했다. 한석현은 선발 기회를 얻은 첫 타석부터 우전 2루타를 터뜨렸고 이는 LG가 4득점을 올리는 계기가 됐다. 9회초에도 좌전 안타를 날려 멀티히트를 작성한 그는 25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석현이 곧잘 안타를 터뜨리자 상대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석현은 3회초 첫 타석에서 닉 킹험과 상대했다. 킹험의 주무기인 역시 패스트볼. 그런데 킹험은 한석현에게 체인지업과 커브만 구사했고 한석현은 결국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덕아웃으로 돌아온 한석현은 이병규 타격코치로부터 현실적인 조언 한마디를 들었다. "이제 너한테 직구를 주지 않을 거야"
한석현은 "킹험이 변화구만 던지더라. 삼진을 당하고 이병규 코치님에게서 한마디를 들었다. 그 후 변화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2군 타격왕 출신이라도 1군 무대에서 처음부터 변화구 대처에 능숙한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그 역시 "아직은 조금 어렵다"고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분명 한석현은 1군에서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한석현이 8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28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했고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르며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5회말에는 스트레일리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구사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제 상대도 쉽게 승부를 하지 않는 만큼 그에 맞는 대처도 필요하다.
"1군에 계속 있는 것이 목표"라는 한석현은 "백업이라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당장 주전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는 "팀에 도움을 주는 장면을 많이 연출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새내기 단계다. 천천히 밟고 올라가겠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이병규 코치의 현실적인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는 그는 또 한번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