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3년째 정상에 서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조제 모리뉴를 영입했다.
모리뉴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청부사’다. 포르투, 인터밀란, 첼시, 멘체스터 유나이티 등에서 25차례나 각종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모리뉴는 레비 회장에게 우승컵을 선사할 기회를 잡았다.
비록 리그 우승은 물 건너갔지만, 카라바오컵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오랜 무관을 탈출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모리뉴 감독이 카라바오컵 결승 진출을 이끈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그는 맨체스터시티와의 결승전을 6일 앞두고 전격 경질됐다.
중요한 결승전을 앞두고 감독을 경질하는 것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리그 경기에서 어이 없는 패배를 당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우승할 수도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레비 회장의 모리뉴 경질은 너무 성급했다.
모리뉴 경질 후 토트넘의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리그 7위에 머물렀고,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맨시티에게 0-1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레비 회장의 판단이 틀린 것이다.
모리뉴의 거취 문제는 올 시즌이 끝난 후에 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
너무 성급하게 경질하다 보니 아직도 후임 감독을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리뉴는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자신이 치르지 못한 점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에게는 그 경기를 치를 권리가 있었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25.5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고 말했다. 0.5개의 트로피는 카라바오컵을 일컫는다.
그러면서, 그는 토트넘의 후임 감독에게 해줄 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없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레비 회장에 대한 '뒤끝'이 작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