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U-20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감비아와 득점 없이 비겼다. 조 2위로 16강에 올라 남미 에콰도르와 만난다. 2019년 전 대회에 이어 에콰도르와 2연속 토너먼트 대결이다. 당시엔 4강에서 만나 이강인(22·마요르카)의 패스를 받은 최준(24·부산)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 한국이 결승 진출이란 신화를 일궈낸 바 있다.
한국은 29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 말비나스 아르헨티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FIFA(국제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월드컵 F조 3차전 경기서 감비아를 상대로 0대0으로 비겼다. 경기에 앞서 16강행을 이미 확정한 양 팀은 이날 1·2차전에 선발로 나가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김은중(44) 감독은 조영광(19·서울)과 황인택(20·서울이랜드), 최예훈(20·부산) 등 수비진 3명을 처음 주전으로 내보내는 등 온두라스와의 2차전 선발 명단과 비교해 7명을 바꾸었다. 감비아도 주포 마민 사냥(20·바이에른 뮌헨)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선수들 체력 안배와 부상 관리 등 전력을 아끼는 데 초점을 두고 경기를 운영한 양 팀은 느린 템포 속에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주전 수문장 김준홍(20·김천 상무)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해 대신 골키퍼 장갑을 낀 문현호(20·충남아산)가 몇 차례 결정적인 선방으로 무실점을 이끌었다.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중앙 수비수 김지수(19·성남)는 “실전에서 처음으로 맞춰본 수비 조합이지만 다행히 호흡이 잘 맞아 실점 없이 끝냈다”고 했다.
한국은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쳤지만, 결과적으로 주전들 체력 안배와 후보 선수들 실전 감각 유지, 새로운 선수 조합 등 여러 면에서 실리를 챙긴 경기였다. 김 감독은 “1·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3차전에서 잘해주면서 향후 토너먼트 계획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감비아(2승1무·승점 7)에 이어 조 2위(1승2무·승점 5)를 기록한 한국은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 리그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16강에 진출했다.
다음 상대는 6월 2일 오전 6시 산티아고델에스테로에서 마주치는 B조 2위 에콰도르. 에콰도르는 조별 리그 2승1패를 기록했고, 11골을 넣어 대회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9골을 대회 참가팀 중 최약체로 꼽히는 피지를 상대로 넣었고, 나머지 두 경기에선 2골에 그쳤다. 개인기를 앞세운 축구를 구사한다. 한국과 에콰도르 U-20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3승1패로 앞선다.
한국이 에콰도르를 꺾고 8강에 진출한다면 개최국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16강전 승자와 맞붙게 된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통산 7번째 정상을 노리는 최다 우승국 아르헨티나가 올라온다면 부담스럽다.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 역시 만만치 않다. 김 감독은 “16강 너머를 생각하기보다는 일단 16강전에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C조에서 1승2패(골득실 -1)를 기록한 일본이 각 조 3위 6팀 중 상위 4팀에 들지 못해 탈락했다. 일본이 U-20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건 2001년 대회 이후 2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