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캡처=첼시 SNS사진캡처=첼시 SNSAFP연합뉴스[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침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새로운 팀이 정해졌다. 토트넘의 '런던 라이벌' 첼시다.
첼시는 30일(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포체티노 감독이 7월1일부터 팀을 이끌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 1년 옵션이 포함돼 있다. 토트넘 시절부터 함께한 사단도 함께 한다. 헤수스 페레스, 미겔 디아고스티노, 토니 히메네스, 세바스티아노 포체티노 코치가 힘을 보탠다. 세바스티아노는 포체티노 감독의 친아들이다. 첼시는 '포체티노 감독의 경험과 리더십, 캐릭터, 정신력, 전술적 접근 등이 구단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포체티노 감독은 엄청난 성과를 낸 세계적인 지도자인만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첼시는 지난 4월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경질한 뒤 남은 시즌을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 대행 체제로 치렀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첼시는 명장을 찾아나섰다.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뮌헨 감독,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 등이 후보군에 올랐지만, 첼시의 최종 선택은 토트넘에서 성과를 냈던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현역시절 명수비수였다. 아르헨티나 대표 출신으로 뉴웰스 올드 보이스, 에스파뇰, 파리생제르맹, 보르도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2006년 은퇴한 포체티노 감독은 빠르게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에스파뇰을 시작으로 사우스햄턴을 거쳐 2014년 토트넘에서 꽃을 피웠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강한 압박과 스피디한 축구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DESK라인읍 앞세운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을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빅4 클럽 반열에 올려놨다. 2018~2019시즌에는 토트넘을 구단 최초로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토트넘에서 성적 부진으로 불명예 퇴단한 포체티노 감독은 짧은 휴식 후 2021년 파리생제르맹 사령탑으로 부임해 리그앙 및 쿠프데프랭스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에도 불구하고, 스타급 선수들과의 불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의 실패로 한 시즌만에 팀을 떠나게됐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맨유 등과 꾸준히 연결됐다. 잉글랜드 무대 복귀를 갈망해 온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 지휘봉을 잡으며, 다시 한번 최고의 무대에 섰다. 4년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로 돌아온 포체티노 감독은 최악의 성적인 12위로 시즌을 마감한 첼시의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사진캡처=데일리스타로이터 연합뉴스토트넘 팬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소식일 수 밖에 없다. 알려진대로 토트넘과 첼시는 런던 더비 라이벌 관계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과 첼시가 우승을 놓고 격돌한 2016년 5월 일명 '브리지의 혈투' 당시 토트넘의 입장에서 첼시를 공격한 바 있다. 이에 일부 토트넘 팬들은 포체티노 감독의 행보에 반발하고 있다. '변절자'라고 낙인찍었다. 영국의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한 팬은 SNS에 포체티노 감독의 자서전을 불태우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포체티노가 토트넘의 유산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처럼 그만한 가치가 있길 바란다', '모든 경기에서 패해 크리스마스 때는 실업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등 분노의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축구 통계 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와 토트넘에 모두 부임했던 5번째 지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 호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조제 무리뉴, 콘테가 포체티노 감독보다 먼저 두 라이벌을 경험했었다.
토트넘은 현재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떠난 후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대행, 라이언 메이슨 대행의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한 토트넘은 동네북 신세다. 접촉한 감독마다 거절당하고 있다. 최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아르네 슬롯 감독은 토트넘을 재계약 조건을 위해 이용했다는 의혹을 남긴채, 페예노르트와 전격 재계약을 했다. 오현규의 스승이자 올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난 성과를 낸 엔지 포스테코글루 셀틱 감독 역시 소속팀에 잔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사실 토트넘 팬들은 포체티노 감독의 복귀를 원하는 눈치였다. 구단 황금기를 이끌어낸 포체티노 감독이 팀 부활을 위한 적임자로 여겼다. 실제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과 가장 강력히 연결되는 분위기였다.
사진캡처=더선<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의중에 포체티노 감독은 없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과 접촉한 적은 없다. 그가 토트넘을 거절한 것이 아니며, 구체적인 대화조차 없었다'고 했다. 포체티노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의 토트넘 전담 기자 댄 킬패트릭 역시 '레비 회장은 EPL 시대 클럽에서 가장 유명했던 감독을 다시 고용하는 것에 반대했다. 두 사람은 연락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계약으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고 뒷받침했다.
레비 회장은 2019년 포체티노 시대 몰락했던 상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생제르맹에서의 실패 역시 반대한 이유 중 하나다. 패트릭 기자는 '포체티노 감독을 간과한 것은 명백히 큰 도박이다. 레비 회장이 누구를 임명하든 포체티노 감독과 비교에 직면할 것이라며 '만약 그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토트넘 팬들은 그들이 한때 가졌고, 가질 수 있었던 감독을 영원히 추억에 남겨두고 살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