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를 강하게 강타한 타구가 홈런으로 둔갑됐다. 담장이나 펜스에 맞고 넘어간 타구는 2루타로 인정된다.
그러나 1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KIA-삼성 경기는 그렇지 않았다. 3회초 2사 2루에서 KIA 산체스의 커브를 잡아당긴 삼성 류지혁의 타구가 우중간 안전펜스를 맞고 크게 튀어올랐다.
튄 공을 잡으려던 관중의 글러브에 맞고 공이 재차 튀어 그라운드 안에 들어왔다. 그 사이에 류지혁이 전력질주해 홈으로 들어왔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우익수 나성범이 강하게 어필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2루타가 아닌 홈런으로 인정됐다. 나성범과 KIA 김종국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는 오심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1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현장에서 비디오 판독 시 중계 카메라에 의존해 판단한다. 류지혁의 타구는 공이 펜스 맞고 튀어 오른 것이 맞다. 그러나 판독시 전광판에 띄운 화면은 튀어오른 뒤의 상황만 보여줬다. 그래서 심판진이 홈런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경기가 진행된 이후에 오심임을 인지했다. 중계 카메라가 류지혁의 타구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서 오독이 나오게 된 것 같다. 공이 확실히 펜스를 맞고 튀어올랐으니 오심이 맞다”고 말했다.KBO리그 심판진의 비디오판독 오심은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LG-두산전에서 두산 이승엽 감독의 생애 첫 퇴장을 불러일으킨 것도 일관성 없는 오심 때문이었다.
당시 5회초 LG 문성주의 좌전 적시타 때 1루주자 홍창기가 홈을 밟으며 세이프 여부 비디오 판독이 한 차례 있었다. 판독 끝에 심판진은 두산 포수 양의지가 홈플레이트를 막았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이승엽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고 시즌 첫 퇴장을 당했다.
올해는 유독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지는 탓에 판독결과에 항의하다 퇴장하는 사례가 꽤 있다. 이승엽 감독은 시즌 17번째이자 감독으로는 8번째 퇴장사례로 기록됐다. 잦은 오심으로 판정을 향한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