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선수들이 27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KBL 챔피언결정전 1차전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리그 5위 사상 최초의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정상을 노리는 ‘무적함대’ 부산 KCC가 갈수록 매서운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챔프전에서 플레이오프 때보다도 더 빨라진 공격을 전개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KCC는 적지에서 시리즈 2승을 선점한 뒤 새 연고지인 부산에서 우승 축배를 드는 시나리오를 꿈꾸고 있다.
KCC는 29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 KBL 챔프전(7전 4승제) 2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시리즈 2연승에 도전한다. KCC는 지난 27일 열린 1차전에서 90대 73의 완승을 거두며 1승을 먼저 챙겼다. KCC는 4연승을 장식해 홈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게 목표다. 올 시즌 개막 전 KCC는 전주를 떠나 부산에 새 둥지를 텄다.
부산 KCC 라건아가 27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KBL 챔피언결정전 1차전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에 오른 KCC의 ‘슈퍼팀’ 멤버들은 완성에 가까운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1차전에서 허웅과 송교창(이상 17점), 라건아, 알리제 드숀 존슨(이상 14점), 최준용(12점) 등 다섯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며 고른 활약을 보여줬다. 팀 어시스트는 25개를 기록, 12개에 그친 KT를 압도했다. 그만큼 득점 과정에서 유기적인 패스를 주고받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속공이 압권이었다. KCC는 1차전에서 속공으로만 20점을 올렸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KCC는 빠른 공격이 펼쳐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쉴 새 없이 15점을 몰아치는 동안 상대에게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KCC는 월등한 기동력을 보유한 최준용과 송교창, 허웅 등을 중심으로 상대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재빨리 공격을 전개해 득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27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KBL 챔피언결정전 1차전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수비도 성공적이었다. 베테랑 사령탑인 KCC 전창진 감독은 예고한 대로 KT 패리스 배스(29점)와 허훈(12점) 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을 한 자릿수로 묶는 데 주력했다. 상대의 ‘원투펀치’를 제외한 공격 변수를 지워버린 셈이다.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라건아는 득점 외에도 9개의 리바운드와 3개의 블록슛을 곁들여 KCC의 기둥 역할을 소화했다.
1997년 출범한 KBL에서 정규리그 4~6위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없었다. 정규리그 5위 최초의 챔프전 진출을 이뤄낸 KCC는 또 하나의 새 역사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