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도 경기 수따라 차감 지급… 선수들 "114경기·연봉 70% 달라"
메이저리그(MLB)가 돈 싸움에 휘말려 2020 시즌 일정이 아직도 안갯속이다.
미국 ESPN은 2일(한국 시각) "MLB 구단들이 선수 노조에 경기 수에 따른 비율로 연봉을 보전해주는 대신 시즌을 50경기 이하로 치르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줄 돈이 모자라니, 경기 수를 줄여서 선수 급여를 최대한 깎겠다는 의도다.
이 안대로면 올 시즌 연봉 2000만달러인 류현진은 급여가 617만달러로 줄어든다. 앞서 구단들은 고액 연봉자일수록 더 많이 깎는 '누진 차감안'을 제시했다가 선수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누진 차감안에서는 류현진의 연봉이 515만달러까지 줄어든다. 선수 노조는 구단 제안에 곧바로 "고작 50경기를 한 시즌이라고 부르기 어렵다"면서 정규 시즌 경기 수의 70%인 최대 114경기까지 늘리고, 연봉도 70%를 받겠다고 되받아쳤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말 MLB 구단주들과 선수 노조는 줄어드는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사태 악화로 개막이 계속 미뤄지고, 무관중 경기 가능성이 커지자 해고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재정이 취약한 일부 구단은 구단 직원들을 임시 해고하거나 마이너리그 선수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구단과 선수 노조의 힘겨루기에 속 타는 것은 팬들이다. ESPN은 "수많은 야구계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2020시즌이 파행된다면 야구계에 영원히 남을 상처가 될 것"이라며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 여파가 리그 인기 하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