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개운하지 않은 한화의 ‘세 가지 거짓말’

590 0 0 2020-06-09 01:06: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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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이후 최다 연패에 빠진 한화의 위기가 한용덕 감독의 퇴진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구단의 거짓 해명들은 앞으로 한화가 선수단 인적쇄신보다 더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과제다.

한화 구단과 한용덕 감독의 파열음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일이다. 12연패 중이던 한화가 난데없이 1군 코치 네 명을 대거 말소시키고 대체할 코치들을 등록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가 지상파의 중계 때문에 오후 5시에서 오후 2시로 당겨졌다지만 유례없는 비정상적인 조치였다.

구단은 이에 대해 “감독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7일 한용덕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자신의 결정이라는 구단의 주장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인정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뜻에 가까웠다. 분명 보이는 갈등 상황을 숨기는 데만 급급해 단순한 ‘감독의 결정’으로 마무리 하려던 구단의 거짓 포장은 한용덕 감독의 작심한 ‘묵비권’ 인터뷰로 드러났다.

사퇴 시점에도 구단의 헛발질은 계속됐다. 한화 언론담당 직원들은 7일 경기 종료와 거의 동시에 특정 매체의 보도를 통해 한용덕 감독의 퇴진 사실을 인지했다. 현장 취재진의 확인 요청이 있은 뒤에야 이를 부랴부랴 알아보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한 감독의 동선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기자실을 찾은 정민철 단장의 설명대로라면 이때 한 감독은 단장과 면담 중 사의를 밝히고 있었지만 정민철 단장을 제외한 구단 누구도 이 과정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부 매체의 사퇴 보도가 이미 나온 상황에 구단은 ‘감독의 동선을 파악 중’이라고 했고, 결론은 감독이 그 시간에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도가 거짓이거나 구단의 설명이 거짓인 셈인데, 보도대로 한 감독은 물러났다.

한화 구단은 감독 대행 선임에 대해서도 거짓을 섞었다.

정민철 단장은 후임 인선에 대해 “1분 1초를 아껴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아직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최원호 퓨처스 감독의 대행 선임 소식이 보도되고 구단은 8일 오전 이를 공식 발표했다. ‘선 보도 후 인정’ 사례가 몇 시간 사이 반복됐다. 특히 한화는 몇 시간 만에 최원호 대행을 보좌할 코치진까지 완벽하게 확정해 발표했다. 이는 후임 인선에 대한 논의가 이미 7일 저녁 가닥을 잡고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한다.

결국 갈등의 시작부터 절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한화 구단의 구성원들은 금방 들통 날 임기응변식의 발언만을 내놓았다. 늘 그렇듯이 한화는 사태를 따라가기만 하며 수습조차 버거운 모습으로 신뢰를 잃고 있다. 감독만 바뀐다고 한화가 일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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