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사건’ FC서울에 ‘상암 퇴출’ 대신 ‘경고’ 결론

539 0 0 2020-07-15 00:21: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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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프로축구 K리그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리얼돌 사건’ 관련해 당사자인 FC 서울 구단이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관리 권한을 쥔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현 규정으로도 사용허가 취소 처분을 내리는 건 가능하지만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내린 결론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14일 국민일보에 “이번 사건에 한해 서울 구단에 공문을 보내 정식 경고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면서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조만간 현 사용허가 조건을 세밀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용허가를 취소할 경우 법적 분쟁 소지를 없애려면 올 시즌 서울 구단이 사용허가 받은 13개 홈경기를 모두 취소해야 한다”면서 “사회에 물의를 빚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단은 이번 사건 관련해 당시 리얼돌에 부착된 팻말과 머리띠 등이 광고물에 해당하는지를 법무법인 2곳에 자문 받았다(국민일보 2020년 5월 21일자 23면 참조). 리얼돌을 설치한 업체 ‘달콤’이 여기에 리얼돌 모델명과 업체명을 적었고 이 모습이 언론 보도와 방송 중계화면에 노출됐기에 광고물로 판단할 여지가 있어서였다. 법률상 광고물로 해석될 경우 사용허가 조건 조항에 근거해 사용허가 취소가 불가피했다.

공단 관계자는 “자문 결과 (해당 소품들이) 광고 성격을 띨 개연성이 있지만 서울시 조례나 광고물 관련법이 규정하는 광고물은 아니라고 공통 회신이 왔다”고 밝혔다. 현 규정상 구단이 서울시 소유 경기장에서 법률에 정의된 광고물을 설치하려면 어떤 광고를 내보낼지를 사전에 관리자인 공단으로부터 허가받아야 하며 이를 어길 시 사용허가 취소 처분을 받는다. 설치를 한 게 업체일지라도 책임은 사용허가를 받은 구단에 있다.

다만 광고물로 판단되지 않더라도 사용허가 취소 자체는 가능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사용허가 취소 조건에 ‘공공질서 및 선량한 풍속을 해할 우려가 있을 때’가 적시되어 있다. 이번 일에 적용 가능한 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단에 고의가 없었다는 점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이번 일에 한해서만 경고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비슷한 사건이 벌어질 경우 실질적 조치가 가능하도록 사용허가 조건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사용허가 취소의 폭을 지금처럼 ‘모 아니면 도’ 방식이 아닌, 조건 위반 수위에 따라 경기 수 별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면서 “위반 사례마다 경고를 부과해 누적 시 사용을 금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단은 지난 5월 17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광주 FC와의 경기가 무관중 진행되기 직전 업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선수복을 입힌 인형을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설치하도록 했다. 중계방송을 본 팬들이 인형이 외형상 성인용품으로 제작된 리얼돌을 닮았다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구단은 경기 뒤 업체 대표와 함께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가 실제로 리얼돌 제작업체라는 정황을 국민일보가 최초 보도한 뒤 결국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구단에 역대 최고 수준인 1억원 징계를 내렸다. 구단은 사태 직후 업체를 경찰에 사기·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으나 서울 마포경찰서는 최근 서울서부지검에 사건을 불기소 의견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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