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범가너(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범가너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5피안타(4피홈런) 6실점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승리 없이 3패째를 기록한 범가너의 2020시즌 성적은 4경기 17.1이닝 7볼넷 13탈삼진 평균자책점 9.35가 됐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범가너는 MLB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번째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범가너는, 2009년 만 19세의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1시즌 동안 통산 119승 92패 1846이닝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비록 사이영상은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범가너는 포스트시즌(PS) 16경기에서 8승 3패 102.1이닝 평균자책점 2.11를 기록하며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세 차례(2010, 2012, 2014)나 이끌었다. 특히 2014년에는 PS 4승 1패 52.2이닝 평균자책점 1.03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하지만 올 시즌 범가너에게선 그런 압도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졌다. 올해 범가너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패스트볼 구속의 감소다.지난 시즌 범가너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4마일(147.1km)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범가너는 지난 4번의 선발 등판에서 90마일을 넘긴 공이 단 하나도 없었다. 범가너의 올 시즌 최고 구속은 89.3마일(143.7km)이며, 심지어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선 87.7마일(141.1km)에 그쳤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이날은 87마일을 넘긴 공조차 3개밖에 없었다는 것이다.물론 범가너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 커리어 하이가 2015년 기록한 92.1마일(148.2km/h)로 애초부터 특급 파이어볼러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을 앞세운 기교파 투수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는 비록 구속은 좌완 선발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더라도, 독특한 투구폼에서 오는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파워피처에 가까웠다.그러나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3.6마일(5.8km/h) 하락하자, 기존의 투구 패턴(높은 패스트볼+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