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41)이 최근 자신의 '은퇴 투어'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자신을 둘러싸고 한바탕 태풍이 휘몰아쳤지만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박용택은 11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했다. 햄스트링 부상 후 재활에 몰두한 박용택은 11일 1군에 합류, 1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박용택이 재활 기간을 보내는 동안 그를 둘러싸고 은퇴 투어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박용택을 위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차원에서 은퇴 행사를 기획했으나, 일부 팬들이 반대를 하면서 논쟁이 일었다.
그는 이에 대해 "(최근) 슈퍼스타가 됐다"고 웃은 뒤 "제 기사 야구 댓글을 본 게 10년 만인 것 같다. '졸렬택' 이후 10년 정도 된 것 같다. 최근 기사도 잘 안 봤다가 몇 사람이 은퇴 투어 기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했다. 지인이 축하한다고 해 알았는데, 처음엔 그런가 보다 했다"며 "그랬다가 주위서 '왜 이렇게 반대하나'라는 기사를 보내줬다. 저한테 욕을 하길래 '왜 나한테 그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저런 말들이 많구나 해서 하루 정도 있어 봤다. 그러다 내가 직접 (댓글을)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까 여러분들께서 아시는 그런 내용들이 있었다. 누가 정리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며 "선수협에서 후배들이 이야기를 꺼내 시작된 게, 인터넷에서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고, 그래서 내가 나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군에 콜업이 되면 취재진이 올 테니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용택은 은퇴 투어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정말 영광이다. 하지만 우리 홈 구장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다른 팀 구장에서도 해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2군서 비도 오고 경기가 취소되면서 많은 댓글을 읽어봤다. 다 맞다. 팩트다. 저 역시 일면식 없는 연예인이라도 내 스타일이 아니라면 싫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용택은 "정말 소중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제 은퇴 문제는 오늘부로 딱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쿨하게 이야기했다.
박용택은 거의 모든 댓글을 읽어보면서 다만 부모에 대한 욕은 차마 참기 어려웠다고 했다. "댓글들을 읽으면서, 저도 시원하게 욕을 한 적이 있다. 시즌 들어가기 전 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그동안 못 가보신 야구장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에 부모님을 모셔가 코로나 19에 걸려 죽느니 마느니 그런 얘기를 하더라"며 "'과연 몇 살일까. 우리 딸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또 2009년 타격왕 사건을 떠올리면서 '졸렬'의 뜻을 찾아봤다. 옹졸하다는 뜻이 있길래 사전을 찾아보니 '성품이 너그럽지 못하고 생각이 좁다'는 뜻이 나왔다"며 "아주 정확했다. 딱 그 때는 그랬던 것 같다. 그 일 아니더라도 야구장 안팎에서 내가 그렇게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 최대한 졸렬하게 살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박용택은 "저는 은퇴 행사보다 정말 올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 거기서 헹가래를 받으며 은퇴식을 하는 꿈을 꾼다"고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