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팬들보다 기다림이 길었던 팬이 있을까.
광주는 16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를 통해 올 시즌 처음으로 안방 팬을 만났다.
광주 팬들은 이날을 하염없이 기다려왔다. 지난 시즌 K리그2 챔피언 자격으로 당당히 1부리그에 올라온 팀을 응원할 생각에 설레었지만 코로나19가 개막을 막았다.
겨우 리그가 재개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광주 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현장을 찾을 날을 고대하며 묵묵히 응원을 보냈다.
그러던 중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달 1일부터 K리그가 부분 유관중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광주 팬들은 또다시 기다려야 했다. 8월 첫 두 경기 일정이 원정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광주 팬들은 안방을 찾을 수 있었다. 더 감격스러웠던 점은 첫 만남 장소가 새로운 안방, 광주축구전용구장이었기 때문이다.
킥오프 3시간여를 앞두고 몇몇 팬이 모습을 보였다. 광주 10주년 기념 유니폼을 입고 온 팬은 차곡차곡 유니폼을 걸어두기 시작했다. 함께 온 30대 남성 문 모 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먼저 유관중 경기를 치른 인천유나이티드 원정 경기를 다녀왔다는 그는 “당시 광주가 승리했지만 기쁜 티를 내지 못하고 억눌렀다”라며 웃었다.
문 씨는 “그동안 중계를 통해 즐기다 이렇게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다. 게다가 전용구장이라 더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기존 광주월드컵경기장보다 가까워서 생동감이 느껴진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들어 만족스럽다. LED 전광판 역시 선명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들뜬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규정을 지키며 박수로 응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골대 뒤편에 자리한 30대 여성 김 모 씨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씨는 “전용구장에서 치르는 유관중 첫 경기라 기쁜 마음으로 왔다.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이어지는 동선도 가까웠고 구장 자체가 예쁘고 편리하다”라며 전용구장의 첫인상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