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37·휴스턴)의 시속 86km짜리 아리랑볼이 타자를 헛웃음 짓게 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린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펫코파크. 휴스턴 선발투수로 나선 그레인키가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트렌트 그리샴에게 던진 공이 화제를 모았다.
볼카운트 1-1에서 그레인키의 3구째는 전혀 예상 못한 ‘아리랑 볼’이었다. 힘을 뺀 채 가볍게 던진 공은 53.5마일, 약 86km로 측정됐다. 느린 커브가 큰 포물선을 그리며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갑작스런 라이랑볼에 타자 그리샴은 헛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이 웃음은 바로 다음 공에 사라졌다. 4구째 89.4마일, 약 144km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에 들어오자 그리샴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루킹 삼진 아웃.
느린 공으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패스트볼로 승부한 그레인키의 완급 조절에 그리샴이 완전히 당했다. 그리샴은 전날(23일) 휴스턴전에서 3홈런 6타점으로 대폭발했지만 이날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하루 만에 침묵했다.
그레인키는 종종 아리랑볼을 던져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7년 9월6일 LA 다저스전에서 크리스 테일러에게 52.7마일(약 85km) 느린 공을 던진 바 있다. 지난해 7월6일 콜로라도전에도 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상대로 59.3마일(약 95km) 느린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기도 했다.
한편 그레인키는 이날 4회말 1사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심판에게 마운드 상태를 지적했다. 결국 그레인키의 요청으로 구장 관리 요원들이 마운드 보수 작업을 진행하며 경기가 잠시 멈췄다. 그레인키는 마운드 뒤에 앉은 채 보수 작업을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이날 그레인키는 6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동점 상황에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84에서 2.29로 소폭 상승. 이날 경기는 샌디에이고가 5-3으로 승리, 최근 7연승을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