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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아쉬운 선택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16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다저스에 10-2로 승리했다. 애틀랜타는 시리즈 전적 3-1로 앞서면서 21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고, 다저스는 정규 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했음에도 벼랑 끝에 몰렸다.
경기 전 선발 투수의 무게감이 다저스에 쏠려 있었던 만큼, 다저스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던 신예 브라이스 윌슨(22)은 경기 내내 좋은 공을 뿌리며 6이닝 1실점,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클레이튼 커쇼는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 4회 마르셀 오즈나에게 1점 홈런을 내주는 등 윌슨에 비해 압도적인 투구 내용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5회까지 애틀랜타 타선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애틀랜타 타순이 세 바퀴를 돌자 상황은 급변했다. 6회 말 선두 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바운드가 큰 땅볼 타구를 만들었고,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송구는 빗나가 아쿠냐 주니어를 2루까지 진출시켰다. 이어 등장한 프레디 프리먼이 1, 2루 간을 빠르게 가르는 우전 안타로 아쿠냐 주니어를 불러들였고, 애틀랜타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까지 커쇼의 투구 수는 86개. 다음 타석엔 전 타석에서 커쇼를 상대로 홈런을 기록한 오즈나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믿고 내리지 않았다.
커쇼는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오즈나에게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통하지 않았고, 볼 카운트는 풀카운트가 됐다. 커쇼의 6구째 느린 커브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떨어졌고, 오즈나는 그 공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그제서야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내리고, 브루스더 그라테롤을 투입했지만 흐름은 이미 넘어간 뒤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오즈나의 타석에서 왜 커쇼를 내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커쇼는 정말 잘 던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릴 이유가 없었다. 앞선 두 번의 안타 역시 땅볼 타구였다. 난 커쇼가 땅볼 타구를 맞았다고 해서 내리진 않을 것"이라며 아쿠냐 주니어와 프리먼의 타구가 커쇼를 내릴 이유가 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90개도 되지 않은 투구 수와 행운이 따른 땅볼 타구는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투수를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점수 하나하나와 흐름이 중요한 포스트시즌인 만큼 합리적인 판단 대신 기민한 판단이 요구되는 순간이 있다. 행운이 섞인 애틀랜타의 연속 안타 뒤에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오즈나가 들어선 것은 다저스에 분명 좋지 않은 흐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포스트시즌에서 분위기를 끊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은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에 많은 팬은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