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렌시아, 엘체전 1-2 패
▲ 이강인, 교체 출전해 22분 뛰면서 1도움 & 키패스 4회 & 패스 성공률 94.4%
▲ 이강인, 라리가 전체 도움(3개) & 패스 성공률(94.3%) 1위
▲ 이강인, 90분당 키패스 4.4회로 100분 이상 출전 선수 중 1위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이강인이 엘체전에 교체로 투입되어 짧은 시간을 출전했음에도 도움을 올리면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와 함께 이강인은 적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리가) 도움 1위(3도움)와 패스 성공률 1위(94.3%)에 더해 90분 환산 경기당 키패스 1위(4.4회)를 달리며 플레이메이커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발렌시아가 마르티네스 발레로 원정에서 열린 승격팀 엘체와의 2020/21 시즌 라리가 7라운드에서 또다시 1-2로 패했다. 이와 함께 발렌시아는 3연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13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이 경기에서 발렌시아는 언제나처럼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케빈 가메이로와 곤살로 게데스가 투톱으로 나섰고, 다니엘 바스와 카를로스 솔레르가 중원을 형성했다. 호세 가야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는 만 17세 유스 출신 막내 유누스 무사가 선발 출전했다. 가야가 올라가면서 토니 라토가 왼쪽 측면 수비를 대체했고, 오른쪽 측면 수비는 티에리 코레이아가 책임졌다.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와 무크타르 디아카비가 중앙 수비수 듀오를 형성했고, 골문은 언제나처럼 하우메 도메넥 골키퍼가 지켰다.
승격팀 엘체는 수비적인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기본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면서 좌우 윙백인 호산과 피델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역습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엘체는 19분경, 호산의 선제골에 이어 37분경 호산의 패스를 받은 피델의 추가골로 전반전을 2-0으로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엘체의 총 슈팅은 3회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 중 2골을 넣으면서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한 엘체였다.
반면 발렌시아는 엘체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반전엔 이렇다할 슈팅 찬스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발렌시아였다. 실제 발렌시아의 전반전 슈팅 숫자는 단 1회였고, 그마저도 프리킥이었다. 즉 볼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슈팅을 만들어낸 건 전무했다. 그나마 후반 초반에 가야와 게데스의 측면 공격을 바탕으로 4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엘체 골키퍼 에드가르 바디아의 선방에 막혔다.
다급해진 발렌시아는 후반 23분경, 게데스와 가야를 빼고 마누 바예호와 이강인을 교체 출전하는 강수를 던졌다. 이는 주효했다. 이강인은 양질의 패스를 전방에 공급하면서 답답했던 발렌시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이는 기록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강인은 22분을 뛰는 동안 18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94.4%에 달했다. 무엇보다도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가 4회로 독보적인 1위였다(이강인을 제외하면 키패스 2회조차 기록한 선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발렌시아의 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29분경, 이강인의 원터치에 이은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라토가 받아서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은 것.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밟기 이전이었던 68분경까지 발렌시아의 슈팅은 5회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강인이 출전하고 22분 사이에 무려 9회의 슈팅을 몰아서 기록한 발렌시아였다. 이강인이 없을 때 14분당 하나의 슈팅 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발렌시아가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밟자 3분당 하나의 슈팅을 가져간 셈이다. 비록 패했으나 이강인 투입 효과는 확실했던 발렌시아이다.
이강인은 레반테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해 2도움을 올리면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하지만 셀타 비고와의 2라운드에서 전반 종료와 동시에 제이슨으로 교체된 데 이어 승격팀 우에스카와의 3라운드에선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5분 교체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4라운드에서 다시 선발 출전해 70분을 소화한 그는 5라운드 레알 베티스전에선 다시 교체로 34분 출전에 그쳤고, 비야레알과의 6라운드 더비 매치에선 아예 교체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아직 초반이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팀내 비중이 줄어들었던 이강인이었다.
그럼에도 이강인은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본인의 능력인 패스에선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이는 이번 시즌 전체 기록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강인은 3도움으로 라리가 도움 1위로 올라섰다. 게다가 패스 성공률은 94.3%로 이 역시 전체 1위이다. 경기당 키패스는 2회로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점은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 다른 경쟁 선수들보다 적었기에 90분으로 환산하면 경기당 키패스 횟수가 무려 4.4회로 증가한다는 데에 있다. 이는 100분 이상 라리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중 최다에 해당한다(2위는 토니 크로스 4.2회).
발렌시아는 라리가 팀들 중 패스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는 팀이다. 이로 인해 발렌시아는 엘체전 이전까지 경기당 점유율 44.9%로 레알 바야돌리드와 함께 공동 16위에 그치고 있었고, 경기당 슈팅 숫자 역시 8.9회로 16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발렌시아는 확실히 이강인이 있을 때 비로소 공격이 더 잘 풀리는 경향성이 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출전한 248분 동안 33회의 슈팅을 가져가면서 7.5분당 하나의 슈팅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이강인이 결장한 382분 동안 34회의 슈팅에 그치면서 11.2분당 하나의 슈팅을 시도할 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조금 더 이강인의 비중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발렌시아엔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다.
# 2020/21 라리가 패스 성공률 TOP 5
1위 이강인(발렌시아): 94.3%
2위 프란 벨트란(셀타 비고): 93.8%
3위 비센테 이보라(비야레알): 93.6%
4위 시드네이(베티스): 93.1%
5위 수소(세비야): 92.7%
# 2020/21 라리가 90분 환산 경기당 키패스 TOP 5
(100분 이상 출전 선수 기준)
1위 이강인(발렌시아): 4.4회
2위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4.2회
3위 다비드 페레이로(우에스카): 4.1회
4위 호아킨(베티스): 3.5회
5위 엑토르 에레라(아틀레티코): 3.3회
5위 알바로 히메네스(카디스): 3.3회
5위 헤수스 나바스(세비야): 3.3회
# 2020/21 라리가 도움 순위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