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대학교(총장 정현태) 야구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권오준(40)이 그 주인공이다.
선린정보고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삼성에 입단한 권오준은 통산 593경기에 등판해 37승 25패 24세이브 88홀드(평균 자책점 3.64)를 거두는 등 극강 마운드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권오준은 세 차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서도 보란 듯이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르며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다.
삼성을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은 권오준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 전성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며 감동을 자아냈다.
10월 30일 대구 NC전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권오준은 야구 인생 2막을 준비 중이다. 그는 "어떻게 될지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20년간 기회를 주신 삼성에 보답해야 하니까 어떠한 역할을 맡더라도 삼성에 계속 남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오준은 창단 첫해 KUSF 대학리그 U-리그 왕중왕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경일대 야구부에 우승 DNA를 심어주기 위한 도우미로 나섰다. 권오준은 4일 경일대 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도 KIUM 명사 특강 KIU가 묻고 최고가 답하다! 스포츠 스타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서 야구부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오준은 '좋을 때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물음에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자신만의 루틴이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나만의 루틴과 훈련 방법이 있다면 빨리 회복할 수 있다. 반면 나만의 무언가가 없다면 페이스가 떨어질 때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부진할 때 지도자에게만 의지한다면 정상 궤도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스스로 제 모습을 빨리 되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훈련 방법이 있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철저하게 자신만의 루틴대로 하다 보면 나중에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리그 역대 6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인 전 삼성 투수 이태일 씨의 아들인 이승엽(투수)이 위기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권오준은 "주자가 있든 없든 특별한 차이는 없다. 마운드에 오르면 항상 (상대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권오준은 또 "막상 닥쳤을 때 극복하려고 하면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으니 평소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확실히 다르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오준은 타고난 재능보다 끊임없는 노력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천재형 선수, 노력형 선수라고 표현하는데 야구는 기술 운동이다 보니 기술이 좋으면 확실히 유리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재능이 좋은 선수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를 이길 수 없다. 천재형 선수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결과는 뻔하다. 그들도 자신만의 훈련 방법과 루틴이 있다".
권오준은 이어 "내가 20년 넘게 프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꼽는다면 열심히 했던 거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조금 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