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승을 거두고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드류 가뇽과 마이크 라이트를 다시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KIA는 지난 25일 새 외국인 투수로 다니엘 멩덴을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애런 브룩스와 재계약한 KIA는 멩덴을 택하면서 가뇽을 포기했다. 재계약 대상자로 보류선수명단에도 포함된 가뇽으로선 아쉬운 결과.
가뇽은 올해 28경기에서 159⅔이닝을 던지며 11승8패 평균자책점 4.34 탈삼진 141개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13차례. 브룩스 같은 압도적 에이스는 아니었지만 주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탈삼진 리그 전체 6위에 올랐다.
운도 따르지 않은 편이었다. 가뇽이 나오는 날은 KIA 수비가 유독 흔들렸다.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을 의미하는 ‘FIP’는 3.73으로 리그 전체 5위로 탑클래스. 시즌 평균자책점과 큰 괴리를 보였다.
한 번 더 기회를 받을 만했지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대비해야 하는 KIA는 더 강력한 외국인 투수를 찾았고, 때마침 시장에 나온 멩덴을 영입하며 가뇽과 결별을 택했다.
11승을 거두고도 재계약에 실패한 투수는 가뇽만이 아니다. 올해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 멤버가 된 라이트는 시즌 후 보류선수명단에서도 제외되며 재계약 협상 대상자도 되지 못했다.
올해 29경기에서 157⅔이닝을 던지며 11승9패 평균자책점 4.68 탈삼진 125개를 기록했으나 표면적인 성적보다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고, 시즌 막판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해 부상 리스크도 있었다.
나란히 11승을 거두며 리그 적응을 마친 두 선수이지만 다시 한국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 라이트는 다른 팀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경쟁력이 없어 재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가뇽은 KIA가 보류권을 풀어줘야 KBO리그 내 다른 팀으로 이적이 가능하다. 외국인 선수 보류권은 5년간 유지된다.
일단 가뇽은 지난 26일 대만프로야구의 신생팀 웨이추안 드래건스와 계약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월봉 계약이라면 내년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복귀를 노려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