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전격 트레이드된 블레이크 스넬(28)이 아직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28일(한국 시간) 미국 매체 탬파베이 타임즈는 "탬파베이 레이스가 에이스 스넬을 샌디에이고에 내주고, 포수 프란시스코 메히아(25), 블레이크 헌트(22), 투수 루이스 파티노(21), 콜 윌콕스(21) 4명을 받는 1:4 트레이드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토미 존 수술로 내년까지 뛰지 못하는 에이스 마이크 클레빈저(30)의 공백을 메우길 원한 샌디에이고와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하길 바랐던 탬파베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팀 연봉 체계를 가진 탬파베이는 과거에도 데이비드 프라이스 등 몸값이 올라간 에이스들을 트레이드해왔다. 그런 만큼 스넬도 예외는 아니었고, 지난 11월 중순부터 팀 내 최고 연봉자인 스넬과 케빈 키어마이어를 트레이드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지난 2019년 초, 5년 5,0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었던 스넬은 3년 3,900만 달러의 잔여 계약이 남았지만 비교적 저렴했던 만큼 트레이드 소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비슷한 연봉(1년 1,500만 달러)을 받던 찰리 모튼의 팀 옵션을 탬파베이 구단이 실행하지 않자 스넬도 차츰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당시 스넬은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돼 있다"고 담담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난 탬파베이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그 시점은 2년 후가 됐으면 좋겠다. 아니다. 사실 나는 아무 곳도 가고 싶지 않다"며 최대한 그 시점이 나중이 되길 희망했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거절하기엔 너무나 좋은 조건이었다. 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에서 바로 포수 및 지명타자로 쓸 수 있는 메히아를 비롯해 팀 내 TOP 10에 드는 유망주 셋을 함께 제시했다. 미국 유명 야구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따르면 이번에 탬파베이로 넘어간 유망주들은 모두 2021년 샌디에이고 팀 내 TOP 10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다. 파티노는 팀 내 3위, 윌콕스는 9위, 헌트는 10위가 예정돼 있었다. 최근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있는 포수와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선발 투수를 구하던 탬파베이를 위한 안성맞춤 패키지였다.
현재 고향인 시애틀에 거주 중인 스넬은 일요일 늦은 밤에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넬은 평소 SNS와 유튜브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소식에는 유독 빠르게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스넬은 인터뷰를 청한 탬파베이 타임즈에 서면으로 "확실히 많은 생각이 든다. 탬파베이는 나를 키워준 팀이고, 내가 탬파베이 레이스 구단과 탬파베이라는 도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와 탬파베이의 트레이드는 진행 중인 메디컬 테스트 완료 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