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전술 부재' 주제 무리뉴 감독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내려갈 팀이 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토트넘 핫스퍼의 이야기다.
지난 11월 22일 토트넘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러진 리그 첫 경기서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제압했다. 역시 중심은 손흥민과 케인이었다. 손흥민의 경우 전반 4분 만에 탕기 은돔벨레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케인 역시 후반 20분 지오바니 로 셀소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맹활약했다. 모든 것이 토트넘의 우승을 위해 준비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찬란한 빛으로 인해 토트넘의 그림자가 가려졌다. 해당 경기서 토트넘의 점유율은 34%에 불과할 정도로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으며, 오직 2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는데 아주 운이 좋게도 그 2개가 모두 골로 연결됐다는 사실이다. 즉 득점 상황 말고는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약 한 달 만에 토트넘은 추락하고 있다. 이미 리그 4경기 연속 무승에 순위는 7위까지 내려간 지 오래다. 이마저도 8위 맨시티가 한 경기를 덜 치러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9위 사우스햄튼 FC의 경우 토트넘을 승점 1점 차로 추격 중이다.
왜 토트넘이 잘하다가 못하게 된 것일까. 이유를 찾기 전에 명제부터 옳지 않다. 토트넘은 잘하다가 못한 것이 아니라, 원래 못하고 있었다. 다만 공격에서 손흥민과 케인의 마법이 이를 가려줬을 뿐이다. 낭설이 아니라 기록이 증명한다.
손흥민과 케인의 마법이 토트넘을 과대평가하게 만들었다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즉 EPL 9라운드 이후 대부분의 팀들은 29일 현재까지 7경기(코로나19 등으로 한 경기를 덜 치른 팀도 있다)를 치렀다.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는 흥미로운 통계를 제시했다. 앞서 언급된 A매치 휴식기 이후 기간의 EPL 20개 팀의 기대 득점 값이다. 실제 득점 값이 아닌 기대 득점 값이다. 경기서 그들이 만들어낸 기회 창출 통계 등을 활용해 만든 수치다.
1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14.00의 기대 득점 값이다. 아스톤 빌라(13.81)가 뒤를 이었고, 그 다음은 리즈(13.79)다. 꼴찌는 4.30의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이고 그 바로 위에 19위의 4.42의 토트넘 핫스퍼가 위치해 있다.
해당 기간에 각 팀들이 치른 경기가 거의 7경기이기에 단순히 7로 나누면 해당 기간 경기당 기대 득점 값이 도출된다. 맨유, 빌라, 리즈는 경기당 2득점 정도가 기대되는 것이고 토트넘은 0.63득점이다. 경기당 1골을 넣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 각 팀들의 득점 기대값(대략 총 7경기서 나온 기록)
그러나 7경기서 4.42골의 기댓값을 받았던 토트넘은 실제로 7골을 기록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손흥민과 케인의 덕이다. 두 선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에도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팀 슬럼프 기간이 아닌 시즌 극초반에는 비슷하게 적은 득점 기회에도 더 많은 골을 창출했다.
우리는 수학시간에 확률 챕터를 배운다. 한두 번이야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하지만 표본이 커지면 커질수록 결과는 기댓값에 수렴하고, 이에 정규분포 그래프가 종형으로 형성된다.
달리 말해 토트넘은 주제 무리뉴 감독의 공격전술 부재 속에서 적은 기회만을 마주했다. 하지만 손흥민과 케인이 찰떡같이 그 기회를 살렸고 토트넘의 전력이 과대평가된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의 못해진 것이 절대 아니고, 두 선수의 공격포인트가 필연적으로 정규 분포로 근처에 형성됨에 따라 이제 토트넘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가타부타 수식어도 필요 없이 못하는 팀이었다는 이야기다.
무리뉴 감독은 공격 전술 부재 속에서도 두 선수의 덕을 보며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으로 오면서 그 그림자가 드러나고 있다. 변화가 없다면 더 큰 추락을 막기 힘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