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딴 생각하게 말라".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8)가 1루수로 나서는 일이 일어날까?
최형우는 지명타자이다. 그렇다고 수비 훈련을 쉬는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가볍게 수비훈련도 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수비를 할까? 지명타자를 하기 전에는 좌익수를 봤다. 최형우는 "지명타자라 어디 낄 곳이 없다.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고, 내외야 아무데서나 한다"며 웃었다.
실제로 2월 5일 훈련에서는 1루수조에 포함되었다. 프레스턴 터커, 황대인, 류지혁, 나주환과 함께 펑고 훈련도 받았다. 숏바운드를 시작으로 까다로운 스핀 타구, 백핸드까지 넙죽넙죽 잘 처리했다.
포수 출신이라 그런지 포구에 대한 감각이 있었다. 1루수로 변신한 터커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았다.
8일 취재진 브리핑에서도 터커와 최형우의 펑고 훈련이 화제가 되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오늘 첫 필드훈련이다. 터커가 행복하고 신나하고 있다. 아직은 자전거를 타는 것 처럼 자연스럽지는 않다. 물론 처음해보는 것은 아니다. 믿음을 갖고 매일 하면서 느낌을 찾아간다고 보면 된다. 이제는 충분히 많은 땅볼 훈련을 받을 것이다. 잘 준비할 것이다"고 말했다.동시에 최형우의 포구 솜씨도 칭찬했다. "최형우는 꽤 잘하더라. 움직임이 좋다. 형우게게 말했는데 다른 생각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 형우도 '지명타자! 지명타자!'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방망이로만 충분하니 수비수로 기용할 생각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였다.
이어 "혹시 모르니 비상용으로 생각해보겠냐고? 작년 생각하면 백용환(포수)도 1루를 볼 수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매일하고 싶어 하지는 않다. (타격으로만) 작년 만큼만 똑같이 보여준다면 모두가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