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이재영·이다영(흥국생명) 자매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대한배구협회가 이들의 어머니이자 배구 선수 출신인 김경희 씨와도 선 긋기에 나섰다.
대한배구협회는 15일 ‘2020 배구인의 밤 행사’에서 김경희 씨가 받은 ‘장한 어버이상’의 수상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지난해 김경희 씨가 이재영·이다영 선수를 한국 최고로 길러낸 공로를 인정해 이 상을 선사했지만, 최근 불거진 학교 폭력 이슈에 이같이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 김씨의 수상 취소를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이날 흥국생명 배구단은 학교 폭력 논란이 거세지자 이재영·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0일 구단 소속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선수 시절 학교 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였습니다. 피해자 분들께서 어렵게 용기를 내어 피해 사실을 밝혀주셨습니다. 피해자 분들께서 겪었을 그간의 상처와 고통을 전적으로 이해하며 공감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게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 될 수 없습니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고통 받은 피해자 분들게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구단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하였습니다”라고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징계 수위를 설명했다.
이후 흥국생명 배구단은 “두 선수는 자숙 기간 동안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 분들을 직넙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 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구단은 이번 일을 거울 삼아 배구단 운영에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스스로를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라고 공식입장문을 끝맺었다.
한편 김경희 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세터로 뛴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이재영·이다영의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진 후 김경희 씨가 자매의 학창시절 팀 전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