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처럼 일고 있는 '학교 폭력' 논란이 프로야구계로 본격적으로 옮겨붙었다.
스포츠조선은 22일 수도권 구단 야구선수 A·B씨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C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C씨는 "난 A와 B의 고교 시절 1년 후배다. 현재는 대학을 마치고 은퇴한 야구선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두 선수의 학교 폭력 고발자로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학교폭력(학폭) 미투'에 대해 잘 몰랐다. 또다른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이 놈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폭력 사실을 부인한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난 A, B와 같은 투수다보니 학창시절 2년 내내 함께 했다. 그들이 바로 가혹 행위의 주동자다. 누구한테 책임을 떠넘길 입장이 아니다"라며 "난 그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들은)어떻게 이렇게 입을 싹 닫고 오리발을 내밀 수 있나"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C씨는 자신이 당한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해 "하도 당한게 많다보니까 하나하나 기억할 수가 없었다. 중요한 건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의 증언을 모으다 보니, 이미 내가 밝힌 것들보다 더 심하게 당한 일들이 많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A와 B는 내게 성추행도 했고, 본인 자취방에서 빨래를 하게 하는 등 노예처럼 일도 시켰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날 꽁꽁 묶고, 상의를 벗기고, 가슴을 때리면서 'XXX'를 외치게 한 일도 있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물리적 폭행 뿐 아니라 정신적 폭력도 더해진 셈.
C씨는 "일반 학생이라면 맞서 싸울 수 있겠지만, 야구선수는 미래를 봐야한다. 법정싸움이나 경찰서로 끌고가기 어려운 이유다. 반대로 덮기는 정말 쉽더라. 이번엔 다를 것"이라며 "이미 많은 증언을 확보했다. 증인들 중 아직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이들은 익명을 부탁하더라"고 덧붙였다.
C씨는 향후 사건 진행에 대해서는 "그쪽에서 '일단 만나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먼저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A, B 선수의 소속 구단 측은 C씨의 주장에 대해 선수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배구계의 경우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진 상황. OK금융그룹은 송명근과 심경섭에게 올시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고, 당초 학교 폭력 사실을 부인하던 삼성화재 박상하는 이날 사실을 인정하고 전격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