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카이넨 감독·부오리넨 코치, 10일 입국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대한항공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2020-2021시즌 창단 후 첫 통합우승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과 재계약 대신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이번에는 어쩌면 도전보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 바로 핀란드 출신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함께 하는데, 그의 나이는 지금봐도 놀랍다.틸리카이넨 감독은 1987년생이다. V-리그 남녀부 14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어린 것은 물론이다. 주장 한선수(1985년생)보다 두 살이 어리다. 코칭스태프에서도 가장 어리다. 함께 온 캐스퍼 부오리넨(1984년생) 코치보다 세 살이 어리고, 최부식(1978년생) 코치와는 무려 9살 차이가 난다. 장광균(1981년생), 문성준(1980년생) 코치와도 각각 6살, 7살 차이가 난다. 파격적인 선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어쩌면 한국에서 거의 볼 수 없는 구조다.대한항공은 선임 배경에 대해 "외국인 감독 체제를 통해 유럽식 훈련 시스템과 실전 기술 접목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바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에서 4년간 아시아 배구를 체험하고 지도한 경험을 높이 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5살에 핀란드리그 코콜라 타이거스를 맡아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2017년부터는 2021년까지 일본리그 나고야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폴란드에서도 러브콜이 왔지만, 아시아리그 그 중에서도 한국리그에 더 관심이 많았다.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산틸리 감독처럼 훈련을 실전처럼 하는 스타일이다. 그 역시 훈련할 때 스코어보드가 동반한다고 한다.하지만 산틸리 감독과는 정반대의 리더십을 기대할 수도 있다. 선수들과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는 만큼 아빠 리더십, 형님 리더십을 대한항공은 바랄 줄도 모른다.틸리카이넨 감독은 자신의 업무 과정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었던 외인 선발에도 의견을 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마음속 1순위는 링컨 윌리엄스였다.그 결과, 대한항공은 틸리카이넨 감독이 원하던 링컨 윌리엄스를 선발하는 데 성공했다. 순번 마지막에 뽑히고, 트라이아웃 전 레오(OK금융그룹)나 여러 외인들 만큼 많은 기대를 받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틸리카이넨 감독과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있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선수를 '진주'라고 표현했다. 서브와 공격에 강점이 있다. 2m 신장에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로 호주 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이다.
대한항공과 첫 챔프전 우승을 함께 한 박기원 감독은 빠르고 새로운 배구, 산틸리 감독은 선진 훈련 시스템 접목 및 유럽 스타일의 색깔을 대한항공에 입혔다. 이제 틸리카이넨 감독이 어떤 스타일로 대한항공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틸리카이넨 감독은 나고야 감독 재직 시절, 2019년에 한국전력과 연습 경기를 가진 바 있다. 당시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서 "세계 배구는 갈수록 빨라지고 피지컬도 중요시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창의성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로 디그된 공을 세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격하거나, 다이렉트 공격을 하는 척 패스로 연결하는 방식은 이전엔 없었다. 자기 포지션에 한정된 플레이를 펼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좋은 선수"라고 추구하는 배구 방향을 말한 바 있다.창단 첫 통합우승의 꿈을 이룬 대한항공의 목표는 새로운 감독과 함께 트레블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달성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이 없는 대한항공. 이제는 V-리그 명실상부한 명문 구단 및 리딩 구단으로 올라선 대한항공의 새로운 도전에 많은 팬들이 기대감을 갖고 있다.틸리카이넨 감독과 부오리넨 코치는 10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입국 즉시 구단에서 준비한 별도 장소에서 2주간 격리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