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이 16일 울버햄튼과 EPL 36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38분 왼발 슛을 날리고 있다./런던=AP.뉴시스
16일 EPL 36라운드 토트넘, 울버햄튼전 2-0 승리...결승골 케인, 득점 공동 1위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터의 손흥민(29)이 울버햄튼전에서 풀타임 소화하며 2-0 승리에 기여했지만 기대했던 골을 기록하지 못 해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의 '소울 파트너' 해리 케인(28)은 두 차례 '골대 불운'에도 불구하고 전반 결승골을 터뜨려 '빅4 진입'의 희망을 끝까지 살려나갔다. EPL 득점랭킹 1,3위인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슈퍼 소니'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 2020~2021 EPL 36라운드 홈경기에서 해리 케인과 가레스 베일, 델리 알리와 함께 4-2-3-1전형의 토트넘 왼쪽 윙포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보다 후반에 더 활발하게 활약하며 분전했지만 전반 38분 이외에는 별 다른 기회를 잡지 못 해 실망을 감추지 못 했다.
반면 해리 케인은 전반 5분 만에 날린 슛이 골대를 맞는 불운 속에서도 전반 45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는 절묘한 20여m 공간 패스를 놓치지 않고 세 명의 수비수를 따돌리며 선제 결승골을 작렬, 리그 22호골을 기록했다. 호이비에르의 뒷공간 패스가 워낙 좋았던 데다 기다렸다는 듯 수비라인을 뚫고 패스를 받은 해리 케인의 공격 본능과 골 결정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비디오판독에서도 의심없는 골로 인정될 정도의 전술적 완성도를 보여줬다.
토트넘의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오른쪽)의 격려를 받고 있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호이비에르는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17분 가레스 베일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세컨볼을 골문으로 달려들며 추가골로 연결시켜 1골1도움으로 2-0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해리 케인과 호이비에르의 연속골을 앞세운 토트넘은 17승8무11패 승점 59로 6위로 올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64)와의 승점 차이는 5점이다. 토트넘과 첼시 모두 2경기씩 남겨두고 있어 토트넘으로선 실낱 같은 '빅4 진입'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 빅리그 시즌 최다골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손흥민은 이날 적극적인 압박과 공격 가담으로 승리에 일조했지만 전체적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진 못 했다. 컨디션이 좋을 때 보여주는 과감한 슈팅과 날카로움이 떨어진 대신 아쉬움과 실망의 표정이 자주 노출돼 포커페이스의 해리 케인과 대조를 보였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손흥민의 진가는 두 차례 빛을 발했다. 전반 38분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파트리시오의 선방에 막혀 아쉽게 골문을 열지 못 했다. 후반 17분에는 호이비에르의 추가골을 연결하는 감각적 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좋은 위치와 스프린트에서 동료들의 맞춤형 패스가 나오지 않자 자주 실망하는 제스처와 표정을 보이며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후반 교체되던 절친 델리 알리는 손흥민의 어필에 웃음으로 대신하는 장면이 비치기도 했다. 이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득점왕을 다투는 케인과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다. 손흥민이 좀 더 도약하기 위해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감정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된다. 결국 축구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원팀의 단체 경기'이고, 골 역시 동료의 좋은 패스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7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차붐' 차범근이 기록한 한국인 유럽 빅리그 단일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17골을 터뜨린 차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손흥민은 남은 두 경기에서 한 골만 추가하면 대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토트넘은 20일 아스톤 빌라와 37라운드, 24일 레스터 시티와 최종 38라운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