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김하성(2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타격을 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케빈 에이시의 말이다. 김하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0(84타수 16안타), 출루율 0.247, 장타율 0.286,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볼넷 5개를 얻는 동안 삼진 23개를 기록했다. 타격 지표만 두고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1할 타자' 김하성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있다.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1루수 에릭 호스머, 외야수 윌 마이어스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코로나19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게 첫 번째 배경이다.
두 번째는 타격의 아쉬움을 충분히 만회하는 수비 안정감이다. 1점을 더 뽑아 줄 수 있는 선수들은 충분히 있으니 김하성에게는 한 점을 막는 임무에 무게를 둔 것이다. 샌디에이고 타선은 코로나19 부상자들이 본격적으로 이탈한 지난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부터 1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는 동안 38점을 뽑았다. 타티스 주니어와 호스머, 마이어스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다.
팅글러 감독은 "김하성은 수비 위치를 잘 찾아간다. 포구도 매우 안정적이고 송구 능력도 뛰어나다. 아웃시켜야 할 때는 확실히 아웃으로 처리해주고, 거기에 몇 차례 호수비를 섞어서 보여준다"고 호평했다.
에이시 기자는 "김하성은 안타를 많이 생산하지 못하고 있지만, 확실히 수비에서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지금은 그의 타격을 언급할 적절한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하성은 최근 선발 기회를 얻은 6경기에서 21타수 4안타, 2볼넷, 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하나와 2루타 하나를 때려 4안타 가운데 절반이 장타였다. 타구 질이 좋고,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완벽히 적응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계속해서 타석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팬들이 1할 타자인 김하성에게 계속해서 응원을 보내고 있는 이유다.
팅글러 감독은 김하성이 갓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만큼 100타수 정도는 적응기로 봐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제는 조금씩 성과를 보고 싶은 마음도 함께 표현했다. 팅글러 감독은 "김하성이 라인업에 머물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수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김하성이 타석에서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