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이 팬들을 위해 마련한 이벤트가 팬들의 반발로 취소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KIA는 신인 투수 이의리(19)의 활약을 기념한 ‘의리의리한 데이’ 행사를 계획했다. 18일 SSG와 치르는 홈 경기에 이의리와 같은 이름을 가진 팬들을 시구·시타자로 초청하고, 이의리 티셔츠를 선착순 1000명에게 나눠주는 등 이의리를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고졸신인 이의리는 입단하자마자 선발로 맹활약 중이다. 6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 3.60으로 KIA 국내 선발진의 중심이 되어 올시즌 KBO리그 신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랜만에 탄생한 대형 신인의 등장에 KIA 팬들의 사랑이 쏟아지고 있다. KIA 구단은 이에 이의리가 선발 등판하는 날 이의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이 반대했다. 5월18일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날이다. 광주·전남 지역 대부분이 매년 이날은 추모 분위기로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 KIA 역시 그동안 5월18일에 홈 경기를 할 때는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고 조용히 경기해왔다. KIA 구단은 “이번에는 이의리에게 초점을 맞춘 데다 오랜만에 5월18일 홈 경기를 하다보니 날짜의 의미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어린 투수의 선발 등판일에 굳이 이벤트를 마련해 부담을 주느냐는 항의도 쏟아졌다. KIA 구단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이메일 등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대거 접수되자 KIA는 결국 1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벤트 연기 사실을 공지했다.
KIA 구단은 “신인 선수에 대한 팬 여러분들의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자 마련했으나 날짜 선정에 있어 사려깊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며 추후 적정한 날 플레이어 데이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