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이 LA 다저스에서 활약하던 시절, 같은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에는 '숙적' 매디슨 범가너(32·애리조나)가 뛰고 있었다. 그랬던 범가너가 부진 끝에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이른바 '먹튀 위기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ESPN 등은 4일(한국시간) "이날 MRI 검사를 받은 결과 범가너의 왼쪽 어깨에 염증(Bumgarner dealing with left shoulder inflammation, put on IL)이 발견됐다"면서 "염증 치료를 위해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범가너는 지난 3일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8피안타 2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부진한 뒤 강판됐다. 지난해 8월 10일 이후 그의 최소 이닝 소화 경기였다.
ESPN 보도에 따르면 범가너는 약 2~3주 전부터 왼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곧 어깨가 괜찮아질 것 같아 구단에는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범가너는 "통증이 곧 괜찮아진 뒤 사라질 거라 봤다. 그러나 지난 3~4일 사이에 더 악화됐고, 이게 결국 3일 투구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안타까워했다.
범가너는 올 시즌 14경기(12선발)에 출전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5.73을 마크하고 있다. 범가너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샌프란스시코에 입단한 그는 2019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했다. 2010년과 2012년, 그리고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2014년에는 월드시리즈 MVP에 등극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스타로 선정될 정도로 2010년대를 풍미했다.
특히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뛰던 시절, 범가너가 샌프란시스코 소속일 때 무려 9차례나 맞대결을 벌였다. 그리고 2019 시즌이 종료된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둘은 나란히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류현진은 4년 8000만 달러(한화 약 890억원)에 토론토와, 범가너는 5년 8500만 달러(한화 약 950원)에 애리조나와 각각 사인했다.
둘의 희비는 현재까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확실한 1선발로 자리매김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반면 범가너는 지난 시즌 1승 4패 평균자책점 6.48로 흔들렸다. 허리 부상도 그를 괴롭힌 가운데, 올 시즌에도 부진과 부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만약 올해도 지난 시즌처럼 계속 부진할 경우, '먹튀'라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을 전망이다.